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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도시 이야기] 물을 다스리는 자, 고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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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도시라는 것은 문명(文明)의 산물이라고 한다. 문명이라는 단어가 인류가 이루어 낸 물질적, 기술적, 사회구조적인 발전을 총망라하는 단어로서 자연 그대로의 원시적 생활과는 상대적으로 발전되고 세련된 삶의 양태를 뜻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고대 도시들이 고대 문명과 함께 탄생하고 있으며 이 도시들은 기존의 원시 촌락과는 달리 발전되고 세련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물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고대 문명 자체가 강을 끼고 발생하였기 때문에 태초의 도시들에게는 물은 필수적이었다. 깨끗한 물을 마셔야했으며 물을 이용하여 농사를 지어야만 먹고 살 수 있었다. 촌락이건 도시이건 모두 물이나 강을 끼고 있었다. 물이 범람하여 그들을 덮치고 생명을 위협한다 해도 그들을 그곳을 떠날 수 없었다. 물은 곧 생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변덕스러운 강만 바라보고 살 수는 없었다.

우선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역시 가장 오래된 우물은 이집트에서 발견되었다. 기원전 2000년 전에 축조된 것으로 생각되는 장방형의 우물이 누비아라는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이 가운데 죠셉 우물 같은 경우는 그 탄탄한 암반을 뚫고 지하 90m나 파 들어갔다고 한다. 놀라운 기술이자 물에 대한 강한 집착이 아닐 수 없다. 하긴 고대 중국에서는 깊이가 500m에 달하는 우물도 발견되었다고 하니 이것만 보아도 물에 대한 인류의 갈망이 어떠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러한 갈망은 물이 부족한 지역이나 사막지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큰 강으로부터 물을 끌어들이기 수월했던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도시와는 달리 물의 양이 부족했던 미노스의 크레타 문명에서는 기원전 2000년경부터 물의 저장과 분배 체계를 갖추고 있었으며 산악지형에 건조 지대였던 앗시리아에서는 우물과 수로를 겸한 일종의 하수도를 기원전 1240년경 고안하였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물을 지하로부터 끌어올리는 장치도 등장하였다. 이른바 양수 장치로 불리는 이 장치는 기원전 3000년경 바빌로니아 시기부터 기원하고 있으며 그 이후 활차를 이용한 두레박을 거쳐 기원전 200년경 페르시아 수차 등 연속식 양수 장치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우물이나 수로의 기술적 발전은 고대도시를 강이나 호수에 의존하는 작은 규모의 도시로만 방치해 두지 않았다. 이제 고대도시들은 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며 점점 더 멀리로 확산되면서 거대해지기 시작하였다. 그 정점은 역시 로마였다. 로마에서는 기원전 312년경 최초의 수로인 아피아 수로가 건설되었다.

이 공사는 14개의 수로의 총 길이가 578km에 달하는 대규모 토목공사였으며 점토나 석회석에 자갈이나 모래를 섞어 오늘날 콘크리트에 해당하는 신 재료를 사용하였다. 수로가 지나가는 산에는 터널을 뚫었으며 계곡 위에는 다리를 걸어 끊임없이 물을 실어 날았다. 적군이 물을 훔치거나 독극물을 탈 수도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도관은 땅으로부터 15m 높이에 설치하였다. 모든 토목 기술과 신 재료의 개발 및 정치적 고려 등이 총망라된 이른바 국가적 사업이었던 셈이다.

김영훈 대진대 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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