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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탁 칼럼] 우주달력에서 보는 미래변화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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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의 우주달력(Cosmic Calendar)은 우주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150억년의 역사를 1년짜리 달력으로 만든 것이다. 우주달력에 의하면 우주는 1월1일 0시 빅뱅에 의해 탄생했고 지금 이 순간은 12월31일 자정이다. 우주달력에서 1개월은 12억5천만년, 1일은 4천만년, 그리고 1초가 500년이라는 시간에 해당된다.

우주달력에서 보면 우주가 탄생한 1월부터 11월까지는 대체적으로 별다른 변화가 보이질 않는다. 12월로 넘어와서도 14일까지 우리가 속한 지구라는 행성에서는 조용하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인간이 기억하는 큰 변화의 시작은 12월31일 밤 10시30분에 인류가 탄생한 시기부터 출발한다. 11시59분경에 고대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콜럼버스가 미지의 대륙을 찾아 항해를 시작했다. 자정이 되기 15초 전에 문자가 발명됐으며, 10초 전에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건설되고, 4초 전에는 예수가 탄생했다.

요약하면 150억년의 우주 역사에서 지구 탄생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가 마지막 10여초 사이에 큰 변화가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근래에도 농경시대는 5천년이나 지속되었지만 산업화시대는 200년, 정보화시대는 50년으로 그 기간이 짧아지고 있고 후기 정보화시대는 10년 내지 15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미래변화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갈수록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범위가 확대됨으로써 순식간에 전 지구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조그만 변화라도 그것이 누적되어 어느 순간 봇물이 터지듯 심각한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와 같이 작은 것들이 쌓여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걷잡을 수 없는 폐해가 닥치는 것이 그것이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금방 세계경제위기로 번진 것처럼 어느 한 곳에서 발생한 문제가 단기간 내에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갈 수도 있다.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갖가지 사태가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기보다는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이 의사소통의 수단이었던 시대에 문자가 출현하자 문자의 편리함을 인정하기보다는 생소한 것에 대한 저항이 컸다. 문자가 없던 시대에는 성현들의 말씀이 구전으로,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몇몇 사람들을 통해 전달됐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글자가 출현하면서 기록의 시대가 되자 구전을 통해 일종의 기득권을 가진 계층들은 입지가 좁아지게 되었고, 이것은 곧 문자의 출현에 대한 반발로 나타났다. 산업혁명 초기에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강하게 저항한 것도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 외에 라디오 시대에 TV가 처음 나왔을 때의 거부감, 전통적 셈의 도구였던 주판이 계산기를 거쳐서 컴퓨터로 진행되는 동안의 저항, 책에서 디지털 출판시대로의 변화와 저항 등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렇게 새로운 기계나 제도가 나타날 때마다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생활의 편리함과 유익함이 컸지만, 거부감 역시 동반해서 나타난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앞으로 변화의 폭이 커지고 속도도 더 빨라질 텐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럴 때마다 기득권을 지닌 힘 있는 사람들이 현상 고수를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텐데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경우 어떤 상황에서든 답은 분명하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변화를 리드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변화를 뒤따라가서는 승자가 될 수 없다. 최악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다. 누가 아무리 변화를 가로막으려 해도 변화의 흐름을 저지할 수 없기 때문에.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멀리 내다보는 것이 필요하다. 걷는 사람은 10m 정도 앞을 주시하면 되지만, 차로 달릴 때는 100m 전방을 살펴야 하는 것처럼 앞으로 인간에게 있어 미래를 보는 안목은 계속 커져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우주 달력과 역사가 분명히 얘기해 주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전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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