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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칼럼] 좌절이 많은 사회, 회복탄력성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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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변하고 있다. 하나는 대중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밝은 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첫째로 그간의 심리학은 너무 고답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기억, 인지, 학습, 정보처리 등 일반인이 듣기엔 명칭조차 생소한 주제를 가지고 실험실에서 쥐나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하얀 가운을 입은 교수나, 학자를 연상시키는 학문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심리학은 이제 친근한 학문으로 서점에서, 매스컴에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둘째로 그간의 심리학은 주로 인간심리의 어둡고 그늘진 측면에 관심을 가져왔던 게 사실이다. 정신병, 우울, 최면, 변태, 자살, 중독, 범죄, 상담 등이 심리학과 연관된 중요한 단어들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인간의 밝은 측면 즉, 행복, 몰입, 성공, 성취, 회복탄력성 등에 대한 연구가 점증하면서 심리학이 어두운 학문이 아니라 밝고 환한 학문으로서 새롭게 재인식되기 시작하고 있다. 긍정심리학이 바로 이런 심리학의 재인식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긍정심리학의 관심은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심리로 쏠린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경쟁이 일상화된 역동적 사회에서는 성공하는 사람도 많지만 실패하는 사람도 많다. 실패의 아픔을 견디고 다시 어떻게 일어나는가 하는 것이 회복탄력성의 핵심주제다. 학교폭력을 포함한 초중고 시절의 살벌한 경쟁과 다양한 긴장과 갈등을 견디고 재기하는 장(壯)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특성도 바로 이 회복탄력성으로 설명이 된다.

회복탄력성은 문자 그대로 ‘좌절로부터 회복하는 오뚜기 같은 힘’을 가리킨다. 쓰러지고 넘어져도 오뚜기는 다시 일어난다. 오뚜기는 내면에 다시 일어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오뚜기 같은 사람을 우리는 회복탄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다. 출세하고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 왜 그런가? 한두 번의 시련으로 좌절하고 비관하고 포기해서 다시 일어서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으며,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삶은 언제나 불루오션이 아니다. 또는 항상 평탄한 아스팔트 길도 아니다. 비포장 길도 있고, 자갈 길도 있으며, 때로는 무너져 내린 절벽과도 만난다. 이런 길에서 멈추어 주저앉지 않으려면 회복탄력성이 높아야 한다.

세종대왕은 우리 역사상 가장 훌륭한 통치자였지만, 그도 엄청난 좌절과 절망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를 괴롭힌 많은 질병이 그들 절망시켰고, 한글창제를 죽어라 반대하던 충성스런 신하들이 그의 마음을 헤집어 놓곤했다. 그러나 그는 나약해지고 무너져 내리는 자기 자신을 추슬러 질병과 싸웠고, 한글창제를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를 절망과 무기력으로부터 버텨준 힘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이순신 장군은 어떤가? 일부 신하들의 시샘으로 오히려 역적으로 몰린 이순신, 그가 겪은 절망과 배신감은 실로 엄청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높은 회복탄력성이었다.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 현대의 신화를 이룬 정주영 회장도 그냥 운이 좋아서 한순간에 떼돈을 번 것일까? 위대한 기업을 이루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좌절과 절망, 억울함과 분노를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7전8기했다. 그들의 마음 속에 자리한 건강한 회복탄력성이 결국 그런 위대한 대기업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영어, 수학 좀 잘해서 수능점수 몇 점 올리는 일보다 회복탄력성을 갖도록 길러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인생길은 험하다. 그리고 그 험한 길을 미리 알고 피할 방법도 없다. 요즈음 학교폭력으로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많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아이는 어떻게든 살아 남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계속 힘들어 할 것이다. 좌절이 많은 사회,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게 한 대안이다.

문용린 서울대 교수·前 교육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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