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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뷰] “경기 북부 문화의 전당... 파주 국립민속박물관이 선도”

파주관, 올해 이미 10만명 방문
지역 밀착형 ‘개방형 수장고’ 인기
아카이빙 구축시스템 체계·고도화
2031년 세종서 새단장할 박물관
세계문화 살아 숨쉬는 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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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상흔’이란 옷을 오래도록 입었던 파주시가 최근 문화와 예술, 미래가 꿈틀대는 도시로 새 옷을 입었다. 그 중심에는 헤이리 문화예술마을과 더불어 지난 2021년 문을 연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개방과 공유, 활용이란 콘셉트를 가진 개방형 수장고인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은 유물 보존과 관람 친화적인 박물관으로 관람객의 발걸음을 이끄는 한편 앞으로 지역에 조성될 ‘국립박물관 문화클러스터’에도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56)은 “경기 북부권 지역 문화 수요에 부응하는 일에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민족문화의 전당을 넘어 세계 문화가 살아 숨쉬는 포럼’으로 변모할 국립민속박물관의 모습도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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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류를 할 줄 아는 사회‚ 품 넒은 세계 시민이 되도록 이곳 박물관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범기자

 

Q. 국립민속박물관장으로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를 밝혀 달라.

A. 박물관인으로 평생을 살다가 또 한 번 새롭고 귀중한 기회를 얻게 됐다. 그동안 직원들과 소통하고 박물관을 알리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중 하나는 취임 초 일주일에 한 번 파주관에 와서 업무를 보고 직원들을 만나겠다고 한 약속을 아직 지키고 있다. 이곳의 역사를 배우고 직원들이 해 온 일을 배우고 상의하며 함께 비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도 매우 즐거웠다.

 

Q. 국립민속박물관의 새 비전이 ‘세계로 열린 창’이다. 어떤 뜻인가.

A. 박물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한 달가량 수렴하고 함께 이야기했다. 그 결과 나온 비전이 ‘세계로 열린 창’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946년 국립민족박물관으로 개관한 후 78년간 쌓아온 세월의 무게와 축적이 있다. 그동안 전통민속문화 보존과 계승에 방점을 뒀는데 이젠 그 축적 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세계 전체, 보편적인 문화로 관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동서고금의 삼라만상을 다루는 박물관’을 보여 드리려 한다. 특히 국립민속박물관 서울관이 세종으로 이전하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2031년 세종에서 새롭게 문을 여는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러한 세계 문화의 전당이자 세계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장이 될 거라 믿는다.

 

Q. 동서고금의 삼라만상을 다루는 박물관, 꽤 매력적이다.

A. 과거의 것만 다루는 게 아니라 현대의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문화 역시 민속박물관의 관심 대상이다. 예전에 존재하던 보편적인 관심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 제19대 왕인 숙종대왕은 고양이를 사랑했다. 마치 오늘날의 10대가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와 고양이를 둘러싼 문화를 살펴보는 특별전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를 선보인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전통에는 시대적 단절이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의 보편적 소망, 욕망을 이어가는 바탕 위에 시대를 넘어서는 보편성과 공간을 넘어서는 보편성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모든 삼라만상으로 확대하면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하지 않겠나. 그동안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러한 작업을 다채롭게 해왔다. 이런 기초가 있기에 세계로 열린 창이라는 비전을 바로 공유하게 됐다. 내년 사업에는 이런 사업을 더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

 

Q. 사람의 일생과 세시풍속이 주된 주제였다면 이걸 넘어서는 다양한 실험을 예고하는 것인가.

A. 그렇다. 보편성을 바탕으로 인류 문화를 이해하는 다양한 주제로 실험을 해보려 한다. 이미 박물관은 청바지, 소금, 장난감, 가면 등 인류 문화를 이해하는 보편적 소재를 찾아왔다. 현재 주된 관심사는 ‘대중들이 관심 있어 할 주제를 선정해 어떻게 힘 있게 컬렉션할까’다. 외국의 유물도 7천500점 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깊게 하기 위해서다. 한국문학만 읽어선 인간과 사회의 폭이 넓어질 수 없다. 다양한 나라의 글을 읽어야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는 것처럼 생활문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장난감이라 해도 ‘한국에선 이렇고 다른 나라에선 이렇구나’ 하고 바라보면서 그 속에 배어 있는 인간의 보편성과 차이성을 함께 이해할 때 그 나라의 문화와 나아가 인류, 삶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그렇게 폭 넓은 깊이를 가진 인간들이 모여 있는 사회는 품이 넓은 사회이고, 그 안의 우리 어린이들 역시 품이 넓은 세계 시민이 될 거라 생각한다. 교류를 할 줄 아는 사회, 품 넓은 친구가 되는 작은 출발을 이곳 박물관에서 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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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류를 할 줄 아는 사회‚ 품 넒은 세계 시민이 되도록 이곳 박물관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범기자

 

Q. 수장고 역할을 하는 파주관이 올해로 개관 3주년을 맞았다. 꽤 많은 성과가 들려온다.

A. 첫 번째 성과는 개방형 수장고라는 혁신적 개념을 국내외 박물관계에 확산시켰다는 점이다. 그동안 클리블랜드 미술관장 등 20여개국 1천500여명의 박물관 전문가들이 찾았다. 개방형 수장고가 가진 확산의 힘이다. 두 번째, 수도권이란 이름에 묶여 제한이 많은 경기 북부권에 국립박물관 시설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파주관에 8만3천명이 다녀갔는데 올해는 이미 10만명을 돌파했다. 경기 북부권에서 문화적 수요가 굉장히 크다는 걸 확인했다. 무엇보다 파주관은 지역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설이다. 시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과 박물관의 가치를 알리고 활용하고 있다. 박물관 역시 지역 작가들과 협업하는 등 지역밀착형으로 애쓰고 있다. 특히 민속박물관은 분야가 넓어 접점이 넓다. 지역 작가, 지역민과의 접점을 좀 더 넓힐 수 있는 유리한 지점에 있다. 이 소임을 다하고 싶다.

 

Q. 그렇다면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은 명확하게 어떤 역할을 하는가.

A. 파주관은 경기 북부지역 첫 국립박물관으로 2021년 7월 문을 열었다. 유물과 아카이브 자료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동시에 전시기법을 접목한 개방형 수장고이자 관람객과의 거리를 좁힌 관람 친화적인 박물관이다. 수장고에 100만점 이상의 소장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보관하며 주제전시를 진행한다. 어린이 체험시설, 보존과학체험실은 어린이들이 시설을 잘 이해하도록 꾸며졌다. 소장품이 17만점에 달하는 아카이브도 빼놓을 수 없다. 아카이빙 구축 시스템을 체계화 및 고도화해 내년엔 고도화된 아카이빙을 각 기관에 분양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재와 미래, 다양한 세대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녹아 있고 수준 높은 공간이 이곳 파주관이다. 관람객이 느는 것은 이러한 노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 본다.

 

Q. 세계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장을 위해 유물이나 주제 등 인식의 범위가 확대될 거라 기대해도 되는가.

A. 당연하다. 관심사는 ‘디아스포라’ 등 한국문화와 세계문화가 접점을 가질 수 있는 주제다. 예전에 독일 파독 광부와 재일동포 등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심화해 다룰 구체적인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각국의 한국문화원에 한국문화를 알려줄 교구 상자를 3~4개씩 만들어 보내고 있다. 또 다문화 상자를 만들어 지자체를 순회하며 교육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의 사회 변화를 지켜보면 이런 것들을 ‘버전 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류문화 확산기인데 3~4개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에 있는 다양한 외국인의 문화를 한국인이 이해하게 도와주는 것, 외국인이 한국인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 역시 우리가 열심히 하고 풀어 나가야 할 소재다.

 

Q. 국립민속박물관 서울관이 2031년 세종시로 이전한다. 이로 인해 파주관에 예상되는 변화가 있나.

A. 기본적으론 파주관은 수장고 공간이다. 소장품을 관리하는 유물과학과가 와 있는 것도 그 이유다. 이 기능은 지속되고 발전할 거다. 서울관이 이전하면 파주관은 경기 북부권의 유일한 국립박물관으로 그 기능이 더 강조될 거라 본다. 파주통일동산 관광특구 내 총 대지면적 21만㎡ 규모로 수장고형 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국립박물관 문화클러스터’ 조성 과정에도 파주관의 기능이 강조될 거다. 문화클러스터엔 국가유산 산하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의 전시관이 문을 연 데 이어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가 개관하고 대학민국역사박물관 기억과유산자료센터, 국립한글박물관의 통합수장센터 등이 들어선다. 국내 최대 국립박물관 문화클러스터로 경기 북부권 지역 문화 수요에 부응하는 시설이 만들어지는 작업에 파주관 수장고가 선도적 역할을 할 거라 본다. 이러한 작업들이 완성되면 파주시 역시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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