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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가 부른 나비효과… 꼬리명주나비 명줄 끊었다 [현장, 그곳&]

복원사업차 쥐방울덩굴 심었지만 무분별 제초… 먹이·숨을 곳 초토화
수원특례시 “작업지시 전달 오류 서식지 울타리 추가로 설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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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천.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유일한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과 자생식물이 전부 뽑혀 있다. 오민주기자
11일 오전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천.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유일한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과 자생식물이 전부 뽑혀 있다. 오민주기자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유일한 먹이식물을 예산 들여 심어놓고, 전부 없애버리면 어떡합니까.”

 

11일 오전 9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천. 지동교와 화성 남수문 사이 축대 밑은 ‘꼬리명주나비 서식지’로 애벌레 먹이인 쥐방울덩굴이 심어져 있어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일보 취재진이 서식지를 확인해 보니, 축대를 타고 담을 뒤덮고 있어야 할 쥐방울덩굴이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남아있는 쥐방울덩굴의 이파리는 바짝 말라붙어 있었고 줄기마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서식지에 있는 풀도 모두 뽑혀있어, 나비의 천적을 피할 곳마저 사라진 상황이었다.

 

수원천 일대 제초 작업이 멸종우려보호종인 꼬리명주나비 서식지를 파괴하며 멸종 위기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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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우려보호종 꼬리명주나비. 연합뉴스

 

11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7년 국립생물자원관과 ‘야생생물 보존과 활용을 위한 협력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수원천 일대에서 꼬리명주나비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하천 정비사업으로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유일한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이 사라지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 멸종이 우려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예산 1천300만원을 들여 2018년에 500본의 쥐방울덩굴을 식재했고, 2019년에는 200본의 쥐방울덩굴과 털부처꽃, 꿀풀 등 자생종 50여본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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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제초 작업을 하기 전 쥐방울덩굴과 자생식물로 뒤덮여 있는 꼬리명주나비 서식지. 독자 제공

 

복원사업이 시작된 지 3년 만인 지난 2020년, 처음으로 수원천에서 꼬리명주나비 5개체 이상을 확인한 후 매년 개체 수 증대 성과를 거둬왔다.

 

하지만 최근 시가 꼬리명주나비 서식지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초 작업을 진행하면서 꼬리명주나비 애벌레들이 밟혀 죽거나 천적들에게 공격받고 있는 실정이다.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장은 “예산을 들여 서식지를 조성해 놓고, 도리어 시가 서식지를 훼손한 꼴”이라며 “생물다양성 및 서식처 보전은 기후위기대응 정책의 가장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제초작업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전달이 제대로 안 된 것 같다”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서식지 주변에 울타리 설치를 추가로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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