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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익‘선’ 통신사 욕심에… ‘거미줄 전선’ 난립 [현장, 그곳&]

선 엉키고 고정 장치 풀린 채 방치... 임차료 안 낸 무허가 통신선도 多
업체 과잉 경쟁, 화재·정전 위험↑... 한전 지침 있지만 법적 구속력 無
전문가 “강제 철거 권한 등 생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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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수원특례시 장안구 송죽동의 한 전신주의 통신선과 전선들이 무분별하게 뒤엉켜 있다. 오종민기자
8일 수원특례시 장안구 송죽동의 한 전신주의 통신선과 전선들이 무분별하게 뒤엉켜 있다. 오종민기자

 

“보기만 싫은 게 아니라 위험할지도 모르니 문제입니다.”

 

8일 오전 10시께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의 한 거리. 전봇대(전신주) 사이사이로 굵고 얇은 전선들이 복잡하게 걸려 있었다. 그 밑에는 통신선으로 추정되는 검은 케이블들이 동그랗게 엉켜있었고, 통신 장비를 전봇대에 고정하는 결박 장치가 풀린 채 방치되고 있었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수원특례시 장안구 송죽동 사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 전신주마다 통신 케이블들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고 전선이나 통신선을 수평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가선 두 가닥도 통신선과 뒤엉켜 있었다.

 

인근 주민 이모씨(50대)는 “지저분해 보이고 태풍이라도 불면 다 끊길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혀를 찼다.

 

경기지역 내 무분별하게 설치된 전신주와 통신선들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한국전력공사와 KT 등에 따르면 전신주는 전선과 통신선이 함께 설치된 기둥으로, 통신사는 전신주 소유·관리 주체인 한전에 임차료를 내고 통신선을 설치 중이다. 도내 전신주는 총 61만4천569개다.

 

통신사가 따라야 하는 한전의 ‘배전 설비 공사 업무 처리 지침’은 고압선 등 전력 시설은 전신주 상부에, 통신선은 그보다 아래에 30cm 간격으로 설치된 2가닥의 조가선을 따라 조성해야 한다.

 

특히 통신선은 조가선 한 가닥당 24가닥을 넘을 수 없으며 조가선 외 다른 선과 통신선을 결속할 수 없다.

 

하지만 도내 일부 전신주는 통신사 간 과잉 경쟁으로 규정에 맞게 설치돼 있지 않아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더욱이 통신사들은 신상품 출시, 신규·변경 가입으로 새 통신선 설치가 필요해질 경우 기존에 쓰던 선은 그대로 남겨두거나 추가 임차료를 내지 않고 통신선을 몰래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전이 집계한 최근 5년간 무허가 통신선은 116만4천735가닥인 실정이다.

 

전신주에 통신선이 무분별하게 설치되면 하중이 커지며 전신주가 기울거나 강풍에 따른 파손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이는 고압선 간 접촉, 고압선과 타 물체와의 접촉에 따른 화재, 정전, 통신 두절로 이어진다.

 

문제는 한전 지침이 법적 구속력 없는 자체 기준에 불과, 위반이 발생해도 한전과 지자체 모두 사실상 적극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강제 철거에 대한 법적 근거가 생겨야만 안전 조치를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무허가 통신선에 대한 처벌 조항과 한전의 강제 철거 권한이 생겨야 한다”며 “또 전신주 자체가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지중화 사업도 적극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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