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박 사이트

인천 부평·청천농장 ‘슬레이트 지붕’ 수두룩 [현장, 그곳&]

10곳 중 8곳 무허가, 개선 사각지대...발암물질 노출 노동자 건강권 위협
市 “환경부에 지침 보완 요구할 것”

카지노 도박 사이트

최근 인천 부평구 청천농장(공단) 곳곳에 슬레이트 지붕의 공장 건물들이 있다. 황남건기자
최근 인천 부평구 청천농장(공단) 곳곳에 슬레이트 지붕의 공장 건물들이 있다. 황남건기자

 

“회색 슬레이트만 보면 건강이 걱정되죠. 하지만 건물이 무허가라 개선 지원을 받기가 불가능하다네요.”

 

지난 6일 오전 9시께 인천 부평구 청천동 청천농장(공단). 좁은 골목길 옆으로 누렇게 얼룩진 공장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지붕엔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섞인 슬레이트가 덮여 있다. 일부 공장 건물들은 슬레이트 지붕이 깨져 가루가 날리는가 하면, 임시방편으로 깨진 지붕을 푸른색 천막으로 뒤덮은 곳도 쉽게 보인다.

 

같은 날 남동구 간석동 부평농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공장 대다수 지붕이 슬레이트다. 공장 안쪽엔 쇳가루와 부서진 슬레이트가 곳곳에 쌓였다.

 

공장 직원 이충열씨(41)는 “공장이 낡은데다 천장은 얇은 슬레이트라 발암물질이 걱정되지만, 너무 더워 마스크를 쓰기는 어렵다”고 했다.

 

1900년대 한센인들이 모여 살다가 공장 단지로 바뀐 인천 부평·청천농장에 석면 슬레이트 지붕인 공장이 수두룩해 근로자들 건강이 우려된다. 하지만 공장들 대부분 무허가 건축물이라 슬레이트 교체 등 지자체의 환경 개선 지원이 어려운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부평농장과 청천농장은 1900년대 중반 한센인들이 콘크리트 벽, 슬레이트 지붕인 가축 농장을 운영하다가, 이후 농장 건물은 그대로 두고 업종을 공장으로 변경해 생긴 공업 단지로 주민들은 여전히 농장이라고 부른다.

 

최근 인천 부평구 청천농장(공단) 곳곳에 슬레이트 지붕의 공장 건물들이 있다. 황남건기자
최근 인천 부평구 청천농장(공단) 곳곳에 슬레이트 지붕의 공장 건물들이 있다. 황남건기자

 

그러나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슬레이트 교체 등 개선은 요원하기만 하다. 1평당 1만원 수준의 값싼 임대료를 내며 운영 중인 소공인들이라 2천만원 이상 필요한 지붕 교체를 스스로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남동·부평구는 한센인 소유 공장 건물들이 대부분 무허가 건물이라 공장 슬레이트 철거 지원 등 지자체의 시설 개선 사업 지원이 어렵다고 설명한다. 부평농장은 공장 250여개동 중 197개동(약 80%)이, 청천농장은 공장 320여개동 중 220여개동(약 70%)이 무허가 건물이다.

 

더욱이 구는 환경부의 지침을 근거로 주택, 비주택 중 축사·창고의 슬레이트 지붕 철거비를 지원하지만, ‘공장’은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최근 인천 부평구 청천농장(공단) 곳곳에 슬레이트 지붕의 공장 건물들이 있다. 황남건기자
최근 인천 부평구 청천농장(공단) 곳곳에 슬레이트 지붕의 공장 건물들이 있다. 황남건기자

 

권태우 부평농장 회장은 “농장 업체들은 대부분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지자체 지원이 없으면 지붕 교체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무허가 공장이라도 최소한 건강권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론 지붕 교체와 장기적으론 농장 부지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지원 근거가 없다”며 “무허가 공장이라도 근로자들이 최소한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도록 환경부에 지침 보완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일보(committingcarbicide.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