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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읽는 ‘동화 세상’ 선물 [함께 토닥토닥]

시각장애아이들을 위한 의정부 ‘나누미촉각연구소
도내 예술가·장애인들 의기투합, ‘촉각도서·촉지도’ 정성껏 만들어
시각장애 특수학교·기관에 보급...“편견없는 동등한 교육 여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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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아이들을 위해 촉각 도서와 촉지도를 제작·보급하는 ‘나누미촉각연구소’ 자원봉사자들이 의정부시 가능동 연구소 제작실에서 다양한 촉각 도서를 펼쳐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조주현기자

 

“시각장애 아이들에게도 일반 아이들과 같은 교육 여건이 주어져야 합니다. 예술가들의 따뜻한 손길로 만든 ‘촉각 도서’가 그 첫걸음입니다.”

 

지난 19일 찾아간 의정부시 가능동의 ‘나누미촉각연구소’.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둘러앉아 각양각색의 소품을 두고 아이디어 회의가 한창이었다. 동화책의 줄거리와 각 장의 구성, 꼭 들어가야 하는 소품의 재질부터 각자 잘하는 작업에 따른 업무 분배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들의 손엔 장애아동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녹아 있었다.

 

나누미촉각연구소는 지난 2010년부터 시각장애 아이들을 위해 손끝으로 읽는 그림책인 ‘촉각 도서’를 제작해 전국의 병원·학교 등에 보급하고 있다. 설치미술가인 문미희 대표를 주축으로 조각가, 시각장애인 등 5~6명의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점자와 소품이 부착돼 있는 그림동화를 만든다.

 

나누미촉각연구소가 이 같은 활동을 시작했을 때, 국내엔 패브릭(직물)으로 만들어진 촉각도서가 없었다. 이에 나누미촉각연구소는 시각장애 아이들이 ‘촉각으로 보는 법’을 제대로 익히게 하기 위해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소품의 크기를 확대했다. 또 다칠 위험이 없는 패브릭을 사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촉각도서 중 50여권은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광주세광학교, 인천 장사래어린이도서관, 부평기적의도서관, 병원 등에 기증했다. 올해는 시각장애 영유아 교육기관인 서울효정학교에 5권의 촉각 도서를 기증하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누미촉각연구소 소속 시각장애인 박규민씨는 “촉각 도서는 한 권을 만드는 데 6개월 이상이 소요될 만큼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며 “시각장애 아이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사물들을 직접 만져보면서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게 해 성장 시기에 필요한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나누미촉각연구소는 촉각도서와 함께 시각장애인들의 지도인 ‘촉지도’도 만들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호선 의정부역 촉지도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엔 경기도청 북부청사, 2021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2022년 연천 재인폭포공원에 촉지도를 설치해 큰 호응을 얻었다.

 

문미희 대표는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장애인들이 촉각도서와 촉지도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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