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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칼럼] 극일 이룩한 국민‚ 반일 멈춰선 정치

소득·수출 일본 앞선 광복절
산업계 타도 일본 구호 결실
정치 구호는 여태 항일·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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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8년 공산당선언이 출현했다. 이념 분쟁의 서막이었다. 구호로 시작해 구호로 끝난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1917년 이 선언이 국가로 탄생했다. 러시아 10월 혁명이었다. 이 천지개벽의 무기도 구호다. ‘농민에게 땅을!’, ‘군인에게 종전(終戰)을!’. 구호가 행동을 불러낸 시대였다. 노동력이 착취당하던 19세기였다. 노동자를 향한 구호가 주효했다. 농민 빈곤과 전쟁 피로의 러시아였다. 볼셰비키 구호가 먹혀들었다.

 

우리 좌파 역사에도 구호가 있다. 항일·반일. 그도 그럴 게, 일제 잔재가 여전했다. 친일과 항일이 혼재해 있었다. 여전히 매력적인 구호였다. 죽창가 선창하면 우르르 따랐다. 때로는 우파가 태클을 걸어봤다. ‘지금이 어느 땐데 친일 논쟁이냐.’ 하지만 본전도 못 찾고 물러났다. ‘항일 아니면 친일이냐’는 반격에 할 말을 잃었다. 좌파에는 백전백승, 우파에는 백전백패. 이유는 간단하다. ‘항일’, ‘반일’은 애초부터 좌파가 설계한 구호다.

 

올 광복절도 그랬다. 유난스러웠다.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이 있었다. 쪼개진 기념식 논란이 있었다. 대통령 기념사 논란이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 논란이 있었다. 여진이 지금까지 계속된다. 지지율 30% 언저리의 대통령이다. 여기서도 대책 없이 밀렸다. 친일파 관장이란 구호. 무능한 정부란 구호. 친일 기념사란 구호. 숭일(崇日) 대통령실이란 구호로 밀려났다. 맞기도 하고 안 맞기도 한데.... 논쟁할 가치는 별로 없다.

 

딱 하나의 구호가 남는다. 광복절 기념사 중 한 부분이다. “작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고...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격차는 역대 최저인 35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새로운 수치가 아니다. 7월 말에 이미 나왔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3만6천194달러다. 일본보다 401달러 많다. 가구당 순자산(2022년)도 한국이 일본보다 3천500달러 많다. 광복절에서는 처음 듣는 구호다.

 

광복절 기념사의 공식이 있었다. 일본의 식민지배 규탄하고, 철저한 자기반성 요구하고, 실질적 보상 촉구하고, ‘그래야 희망찬 미래로 갈 수 있다’고 맺는다. 우리가 똑같으니 일본 반응도 똑같다. 한국 내부 정치용이라며 빈정대고, 야스쿠니신사 몰려가며 약 올리고, ‘보상은 끝났다’며 무시한다. 이 익숙한 공식과는 낯선 구호였다. ‘국민소득 이겼다’고 선언했다. ‘수출도 이긴다’고 장담했다. 공개적으로 밝힌 극일(克日) 구호다.

 

앞선 대통령 12명은 항일을 말했다. 13번째 대통령에서 나온 극일이다. 어찌 윤석열 정부만의 공인가. 13명 대통령이 완성한 역사다. 군인 대통령과 민간 대통령의 공이고, 영남 대통령과 호남 대통령의 공이고, 우파 대통령과 좌파 대통령의 공이다. 윤 대통령 밉다고 이것도 흠집 잡는다. 통계 기준이 어떻고, 엔저 현상이 어떻고.... 배 아픈 일본이 파고들 흠집이다. 이걸 왜 우리 정치가 대변해주나. 이거야말로 친일이고 숭일이다.

 

덧없는 게 정치 구호다. 후쿠시마 구호도 1년 됐다. 세슘 우럭은 없다. 방사능 중독도 없다. 일본 방어 2배, 일본 홍어 3배 늘었다. 항일·반일 구호가 대개 이렇다. 확 떠들다가 훅 사라진다. 떠든 좌파는 무책임하고 못 막은 우파는 무능하다. 2024년 광복절의 구호-먹고사는 문제에서 일본 이겼다-는 그래서 더 소중하다. 정치가 만든 구호가 아니니까. K-반도체 연구자들, K-자동차 연구자들이 반백년 동안 만든 위대한 결과니까.

 

그들의 구호가 기업사(史)에 남아 있다. ‘반드시 일본을 이긴다!’, ‘타도 소니(SONY)!’, ‘타도 도요타(TOYOTA)!’. 이 피눈물이 만든 극일 광복절이었다. ‘1919·1945 건국’에 박제된 정치 광복절은 없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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