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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21. 남양주 현대어린이책미술관 모카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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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와 정원과 도서관이 모여 있다. 남양주시 다산순환로 50 현대프리미엄아울렛 A관 3층에 자리한 ‘현대어린이책미술관 모카가든(MOKA GARDEN)’은 도심의 ‘숲’이다. 자연을 주제로 한 2천여권의 책을 볼 수 있는 ‘모카라이브러리’와 40여종의 식물과 동물 조각작품이 어우러진 ‘하이메 아욘 가든’, 즐거운 놀이터 ‘모카 플레이’가 숲속으로 난 오솔길처럼 이어진다. 총 1천653㎡의 넉넉한 공간에 자리를 잡은 ‘모카가든’은 여름에 찾기 좋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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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있다. 자신이 색칠한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보는 아이들. 윤원규기자

 

■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허무는 어린이미술관

 

현대어린이책미술관 모카가든(관장 노정민)은 2020년 11월 문을 열었다.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하이메 아욘 가든은 아이보다 어른이 더 애용하는 공간이다. 실내놀이터 ‘모카 플레이’는 어른들도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자연 주제 그림책과 교육공간 에듀랩이 있는 모카 라이브러리 역시 어른과 아이가 함께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세 공간은 늘 열려 있다.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무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개관부터 함께했던 김도연 학예사는 모카가든을 이렇게 소개한다. “모카가든은 연간 약 80만명이 찾을 만큼 사랑받는 문화 공간이지요. 고객들에게 예술적 영감과 즐거움을 전달하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예술적 상상력은 책과 정원과 놀이터를 아우른 모카가든 곳곳에서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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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의 동물 조각들 사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하이메 아욘가든 전경. 윤원규기자

 

그림으로 가득한 어린이책을 보고 있는 중년의 남성, 그림에 열중하는 아이와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의 표정이 여유롭다.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도서관의 디자인이다. 자연을 주제로 한 어린이도서관답게 부드러운 곡선과 밝은 색깔이 눈에 띈다.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장식한 벽면과 천장의 조각과 그림도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8월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안내지를 한 장 꺼내 살펴본다. 정기 프로그램은 ‘작은 식물학자’와 ‘모카와의 숲여행’이다. “대부분 교육프로그램은 도서관과 옆에 붙어 있는 하이메 아욘 가든에서 이뤄집니다.” 정원에 자라는 식물을 관찰하고 식물의 특징을 배울 수 있는 것이 모카가든의 가장 큰 자랑이다.

 

모카와의 숲여행은 온라인으로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탐험 프로그램 식물 감상법’과 ‘얼굴을 찾아라’, ‘아트북 독후감’ 등 셋은 매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펼쳐 나무를 공부하고 곁에 있는 정원으로 이동해 나뭇잎을 만지고 관찰하는 것이 모카가든의 자랑이다. ‘마스터의 제안’과 ‘그린마스터와의 만남’은 전문가와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 ‘모카와의 세계여행’도 있다. 이름처럼 아이들의 생각과 시선을 세계로 넓혀주는 교육프로그램이다.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 ‘체코의 어린이 책’과 연계한 ‘체코 작가 워크숍’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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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카 라이브러리 아트랩 전시장에서는 'Beyond Paper Plane 체코의 어린이 책'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윤원규기자

 

■ 아이들의 생각을 넓고 깊게-체코의 어린이 책

 

“바나나 상자에 책을 담은 덕분에 체코의 어린이책이 전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 포장을 풀고 운송에 쓰인 상자에 담긴 모습으로 전시될 수 있습니다.”

 

골판지 상자를 활용해 전시회를 여는 이처럼 멋진 발상은 누가 했을까? “체코가 체코슬로바키아였던 시절의 출판사 아르티아가 팝업북을 만들어 외국으로 수출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책에 붙어 있는 페이지가 펼쳐지며 공간이 확장되는 팝업북은 아무리 생각해도 참신한 발상이다. 이 분야의 선구자인 루돌프 루케쉬(1923~1976)와 보이테흐 쿠바슈타(1914~1992)가 만든 입체적이고 감동적인 어린이책을 살펴본다. “이번 전시는 도쿄에 이어 열린 순회 프로젝트입니다. 한국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체코 어린이책을 통해 책과 함께 보이는 독특한 표현 방식을 주목하면 더욱 특별하고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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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과 백화점을 찾은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자연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MOKA와의 숲 여행 파타고니아 수업을 듣고 있는 아이들. 윤원규기자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지난 수십년간 만들어진 체코의 어린이책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특별한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겠다. 일러스트레이션의 특징을 여덟 가지로 분류해 전시 공간을 구분한 방식이 재미있다. 종이상자로 전시실을 꾸민 것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참신한 발상이다. ‘입체적으로 만들기’를 시작으로 ‘부드럽게 만들기’와 ‘덧대어 붙이기’로 이어진다. 체코 어린이책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것은 무한한 상상력이다. ‘시각적 발명품’과 ‘변신하는 아코디언북’, 그리고 ‘책 속의 작은 건축’은 이름이 암시하듯 입체적이다. 책이란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과감한 시도가 신선하다. ‘책과 놀이의 만남’과 ‘스크린 속 책’은 스마트폰 시대에도 생존할 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3차원의 입체적 조형물을 결합한 책을 실물로 만나는 경험은 뜻밖의 즐거움이다. 책장을 넘기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한 아이가 조심스레 상자의 뚜껑을 열고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살펴본다. 호기심에 가득 찬 아이의 맑은 눈빛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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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다채로운 색감의 놀이기구를 뛰놀며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모카플레이. 윤원규기자

 

■ 책과 정원에 샘솟는 창조적 상상력

 

이런 멋진 공간을 설계한 디자이너는 누구일까. 모카가든을 디자인한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은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정리한다. “기술이 판치는 세상에서 인간의 감각을 가미한 예술품을 만들어야 한다. 규칙을 깨고 미래의 아이디어를 소개해 주는 일을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일에 질문하고 여행하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카가든은 2022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알려진 것처럼 이 상은 미국 IDEA 어워드, 독일 iF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아욘에게서 240여년 전 한강의 배다리와 수원화성을 설계한 다산 정약용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도서관을 나와 옆에 있는 정원을 산책한다. 정원 중앙에 있는 커다란 얼굴로 향한다. 가는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조각상은 원형의 의자처럼 활용돼 많은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원 곳곳에 서 있는 조각 동물들에게 말을 걸어본다. 정원으로 난 작은 길이 여유롭다. 이 특별한 정원의 이름은 앞에서 소개한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하이메 아욘 가든이다. 휴식 공간인 정원은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학습공간으로도 변신한다. 7월28부터 8월25(일)까지 어린이 식물학자 ‘식물의 생존전략–꽃’이 진행된다. 식물에 관한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이곳에서 자라는 40여종의 식물을 가꾸고 돌보는 일과 식물의 이야기를 통해 감수성을 키운다.

 

지난 7월의 주제는 ‘식물의 생존전략-꽃의 형태’였다. 뿌리기-움트기-싹트기로 이어 체험하고 느끼는 프로그램이다. 8월 주제는 ‘식물의 생존전략-꽃의 색깔’이다. 곤충들에게 꽃은 어떻게 보일까? 꽃들을 유혹하기 위해 특별한 색으로 자신을 꾸미는 곤충의 전략을 알아보고, 꽃의 색에 담긴 비밀을 벗겨본다. 꽃을 사랑한 정원의 일꾼, 꿀벌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꿀벌’을 감상하고 ‘꿀벌 안경’을 만들어 꿀벌의 눈으로 가든 속 아름다운 꽃의 색을 감상한다. 싹트기에서는 색을 바꾸며 자라는 꽃 ‘란타나’ 화분을 완성한다. 어린이 식물학자가 돼 볼까? 집으로 돌아가 식물을 돌보고 관찰일지를 작성하며 식물에 필요한 환경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들어 준다. 다음은 놀이터로 발걸음을 옮긴다. 놀이터의 벽면이 화려하다. 인간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벽화는 그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미술관이다. 동물을 닮은 놀이기구들도 재미있다.

 

모카가든은 어린이들의 건강한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키우는 ‘책’을 주제로 한 어린이 미술관이다. 풀과 나무와 아름다운 조각품을 통해 자신과 이웃, 자연과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즐거운 놀이터다. 김준영(다사리행복평생교육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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