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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20. 고양로봇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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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특례시 덕양구에 위치한 고양로봇박물관은 화가로봇, 철봉로봇, 자동차 경주용 로봇등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전시되고 있다. 박물관 전경. 윤원규기자

 

로봇시대, 사람이 할 일은 무엇일까. 2022년 기준 국가별 산업용 로봇 밀집도 현황이 놀랍다. 1천12대의 한국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 싱가포르 730대, 3위 독일 415대, 세계 평균이 151대다. 인공지능(AI)까지 장착한 로봇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식당에는 로봇이 음식을 나르고 집 안 청소를 담당하고 있다.

 

동물과 사람, 로봇이 공존하는 흥미로운 공간이 있다. 고양시 덕양구 원당로에 위치한 ‘쥬쥬랜드’가 바로 그곳이다.

 

생태동물원 ‘쥬쥬랜드’는 동물과 사람, 그리고 로봇을 주제로 하는 가족형 종합 테마공원이다. “동물과 어울리고 미래 첨단기술을 한곳에서 두루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는 양희준 팀장의 소개말이 이어진다. “2002년 문화관광부에 국내 유일의 민간 동물박물관 252호로 등록한 쥬쥬랜드는 관람 중심의 동물원에서 벗어나 동물을 관찰하고 체험하는 평생학습의 장으로 활용돼 고양시의 나들이 명소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멸종위기종 보존에 힘을 쏟아 2015년 12월, 국내 최초로 오랑우탄 순수 혈통 번식에 성공한 일은 쥬쥬랜드의 큰 자랑이다. 동물박물관인 쥬쥬랜드에 로봇박물관을 설립한 것은 2020년 8월이다. 개관 4주년을 맞은 고양로봇박물관(관장 소순희)은 작지만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21세기를 주도할 미래산업인 로봇은 이미 인간의 삶 구석구석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이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로봇의 과거와 현재를 배우고,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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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악어. 기니피그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윤원규기자

 

■ 동물원에서 로봇 친구랑 놀자

 

고양로봇박물관은 전시보다 직접 로봇을 조종하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 중심이다. 작은 로봇들이 로봇박물관 마당을 지키고 있는 로봇박물관으로 들어서니 타원형의 작은 무대가 나타난다. 맨 먼저 로봇들의 춤 공연을 감상한다. 6대의 댄스 로봇은 인간을 모델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음악이 흐르자 자그마한 로봇들이 가슴에 불빛을 반짝이며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음악은 한국을 넘어 세계인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뽀로로, 겨울왕국, 터닝메카드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 주제가는 물론이고 케이팝과 클래식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한 로봇들의 댄스공연이 이어진다. 공연 중 넘어지거나 동작에 방해를 받아도 스스로 일어나 춤동작을 계속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안정성을 갖춘 댄스 로봇이다. 사회자 역할을 하는 얼굴 로봇과 같이 공연 중이다. 다음은 철봉 로봇이다. 철봉에 매달린 로봇이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차츰 동작이 커지더니 한 바퀴를 돌기까지 한다. 흥겨운 음악과 로봇의 활달한 춤사위는 관람객들의 피로를 풀어준다. 자동차 경주용 로봇 등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멋진 재주를 펼친다. 20분간 이어지는 로봇 공연은 기대했던 것보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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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그림을 그려주는 AI화가로봇. 윤원규기자

 

로봇 공연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에는 세 번, 주말에는 여섯 번 진행된다. 예술가처럼 모자를 쓴 로봇은 또 무엇일까.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 로봇이다. 정면을 바라보고 키를 누르니 카메라가 얼굴을 촬영한다. 잠시 후 로봇 팔에 달린 펜이 움직이며 관람객의 얼굴을 그려 나간다. 카메라로 얻은 정보를 이미지의 선을 인식해 최단 거리를 파악하는 로직을 활용해 재빠르게 초상을 완성한다. 화가 로봇에는 인공지능이 탑재돼 있어 체험자와 대화할 수 있다. 완성된 초상은 기대에는 살짝 못 미쳤지만 로봇이 그려준 특별한 것이라 기념으로 간직한다. 로봇박물관의 규모가 좀 더 크고 전시물이 좀 더 많아지고 콘텐츠의 구성이 좀 더 보강되면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로봇과 사람, 동물이 어울리는 복합문화공간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사실은 칭찬받을 만하다. 8천평의 자연환경에서 동식물과 교감하며 첨단 과학 기술과 자연의 조화 및 공존을 생각하게 이끌어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역할이 작지 않다. 전시실에는 무엇이 전시돼 있을까. 격투 로봇, 스키 타는 로봇, 자동차 경주용 로봇, 장애물을 피해 다닌다는 물고기 로봇 등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있다. 앞에서 본 것처럼 로봇으로 각종 운동경기를 해 볼 수 있고 증강현실 체험도 할 수 있다. 박물관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자연과 과학의 융합을 통해 어린이들의 꿈과 정서가 풍성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로봇 코딩과 프로그래밍 교육기관도 만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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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특례시 덕양구에 위치한 고양로봇박물관엔 실내동물원도 있어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윤원규기자

 

■ 소외된 이웃과 함께 여는 미래

 

고양 로봇박물관은 2022, 2023년 경기도와 고양시가 지원하는 ‘지역문화예술플랫폼 육성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통해 고양 로봇박물관은 지역의 문화소외계층인 다문화가정, 지역아동센터, 장애우 어린이를 월 2~3회 초청해 문화학습체험 기회와 100여종 360여마리의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동물원 관람을 함께 진행했다. 로봇 공연과 4차산업 증강현실에 기반 한 VR스케치북, 미니코딩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아울러 110여종의 다양한 야생동물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동물원 투어도 함께 진행했다. “지역 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작으나마 이바지할 기회를 가져 기쁩니다. 앞으로 장애인, 아동복지시설 등 문화소외계층으로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싶습니다.”

 

공연과 체험은 재미가 있었지만 박물관의 규모나 전시물이 많지 않은 점이 아쉽다. 로봇박물관을 단독으로 이용할 수 없고 쥬쥬랜드 입장권을 사면 로봇박물관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겠다. 로봇박물관을 나서니 8월의 푸른 숲이 눈부시다. 무더위에 지친 아이들이 수영장에서 즐겁게 놀고 있다.

 

실내동물원에는 도마뱀. 뱀, 거북, 사막여우, 기니피크, 토끼, 앵무새, 악어 등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빛난다. 모양은 쥐, 크기는 토끼와 비슷한 기니피크와 햄스터 같은 작고 귀여운 동물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 작은 동물에게 먹이를 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밝은 표정이 더없이 사랑스럽다. 화려한 빛깔의 앵무새도 아이들의 손바닥에 올려진 씨앗을 쪼아 먹는다. 새와 아이가 하나 되는 순간이다. 실내동물원을 지나면 야외동물원이다. 염소와 산양, 라마, 말이 산다. 카페에 들어와 더위를 식히는 새끼 양은 아이처럼 장난꾸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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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로봇이 전시되고 있는 전시장. 윤원규기자

 

■ 사랑과 연민을 배우는 곳

 

동물과 어울리며 첨단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을 체험하는 고양로봇박물관을 나서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 생명의 신비를 밝힐 수 있을까. 로봇은 인간을 자유롭고 풍요롭게 해 줄 수 있을까. 생명과 첨단기술의 공존과 조화를 위해 무엇을 서둘러야 할까. 대여섯 살 여자아이와 어울리던 새끼 양의 장난스러운 몸짓이 춤추는 로봇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겹친다. 로봇의 역사를 훑어보며 우리 아이들이 이 사회의 주역으로 활동할 2050년대를 상상해 본다. 세월이 가도 변함없이 필요한 것은 토끼처럼 연약한 생명체와 이웃에 대한 연민과 사랑의 마음이 아닐까. 새끼 양에게 먹이를 전해주던 여자아이의 선한 눈빛이 떠오른다.

 

고양시는 경기도에서도 박물관과 미술관이 가장 많은 도시에 속한다. 한국인의 유전자를 형성한 쌀의 역사를 알려주는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 향긋한 꽃 향기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장천꽃박물관도 가까이 있다. 전통문화와 선조들의 손때 묻은 유물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배다골민속박물관과 유진민속박물관,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물을 소장한 중남미박물관도 빠뜨릴 수 없다. 주제를 가진 국립여성사전시관과 증권박물관도 마땅히 찾아야 할 곳이다. 고양아람미술관을 비롯해 고양어린이박물관, 포마자동차디자인미술관, 항공우주박물관을 찾으면 무더위도 잊을 것이다. 김준영(다사리행복평생교육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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