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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아나운서 박수미 “위즈파크의 목소리입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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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농구 장내 아나운서로 처음 커리어를 시작한 박수미씨는 서울 삼성 썬더스와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농구단, KT 위즈 야구단, 핸드볼 H리그 등 여성으로서 유일하게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팀 장내 아나운서’로 자랑거리가 돼가는 박씨는 “오래 하다 보니 박수 쳐 주시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장내 아나운서 박수미. 홍기웅기자.
장내 아나운서 박수미. 홍기웅기자

 

스포츠 팬들의 즐거움이자 자부심

지난 4월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라디오 캐스터 존 스털링이 은퇴했다. 1989년 시즌부터 뉴욕 양키스에 합류해 30년이 넘도록 ‘양키스의 목소리’로 불리던 그가 은퇴하던 날, 구단은 선수 못지않은 대우로 은퇴식을 열고 스털링이 해설에 참여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친 공식 경기 수 ‘5631’을 등번호로 새긴 유니폼을 선물했다.

 

베테랑 선수에 대한 홀대, 오랜 시간 함께하며 팀의 승패를 함께하던 스태프들이 누군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졌을 때 국내 스포츠 팬들은 문화와 역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해외 스포츠가 부러워진다.

 

그래서 국내 유일한 여성 장내 아나운서 박씨의 존재가 더욱 반갑다. 대학 1학년 때 아르바이트 삼아 농구경기 장내 아나운서를 시작한 것이 야구, 핸드볼 등 실내외 스포츠를 넘나들며 자신의 업이 됐고 스포츠 팬들에겐 즐거움과 자부심이 되고 있다.

 

“초반엔 서툰 모습을 보일 때마다 ‘여자라서 그런가’ 하는 시선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큰 메리트가 되고 있어요. 유일하다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역할에 걸맞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합니다.”

 

박씨는 2002-2003 시즌 전주 KCC 농구팀 소속 장내 아나운서로 일을 시작했다. 대학 1학년인 그녀에게 우연히 찾아온 기회였지만 외향적인 성향과도 잘 맞았다. 타고난 목소리로 긴장도 모르고 농구 코트를 누볐다.

 

“다행히 처음부터 혼자 팀을 맡았던 것은 아니에요. 남자 아나운서와 더블 MC로 진행했기 때문에 농구 규칙을 정확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투 포인트, 스리 포인트’ 득점 상황만 외쳤는데 익숙해지면서 파울, 바이얼레이션 등 상황별 대처가 자연스럽게 가능해지더라고요. 요즘은 장내 아나운서가 진행 외에도 응원 유도 등 역할이 더 활발해지다 보니 관중의 반응을 피부로 느끼는 묘미가 있습니다.”

 

지난 3월 진행된 삼성생명 블루밍스 장내 아나운서 근속 10년 기념 감사패 전달식. 박수미제공.
지난 3월 진행된 삼성생명 블루밍스 장내 아나운서 근속 10년 기념 감사패 전달식. 박수미제공.

 

우승의 순간에 함께하다

실내스포츠 장내 아나운서로 경력을 인정받고 있던 박씨였지만 프로야구 장내 아나운서는 또다른 도전이었다. KT 위즈 장내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도 몇 차례 야구 진출의 기회는 있었지만 인기 종목에, 팬층도 두터운 야구계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2013년 창단 후 1군 진입을 앞둔 KT 위즈 구단은 타 종목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내 아나운서를 살폈고 그중 박씨를 낙점했다. 오랜 경력과 안정적인 진행 실력, 더불어 최초의 여성 장내 아나운서라는 점이 신생팀 이미지와 잘 맞는다는 판단이었다.

 

“구단 관계자들이 농구장을 방문해 팀 사정과 섭외 이유를 적극적으로 설명해줬어요. 새로운 종목에 대한 두려움, 장내 아나운서로서 역할이 크지 않은 점 등 고민하자면 끝이 없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팀의 일원으로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야구 장내 아나운서가 됐고 2015년 3월 28일 열린 수원 KT 위즈파크 첫 홈경기부터 지금까지 ‘위즈파크의 목소리’로 활약하고 있다.

 

“구단에 여러 가지 감사한 일이 많습니다. 홈경기 일정과 다른 스케줄이 부득이하게 겹친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대타 아나운서를 섭외하지 않고 제 자리를 비워 주세요. ‘위즈파크의 목소리는 박수미 아나운서’라고 힘을 주시는 것 같아 무척 감사하고, 그만큼 책임감도 느낍니다.”

 

위즈파크에선 박씨가 직접 부른 응원가가 1회말 위즈 공격 후 공수교대 음악으로 흘러나온다. 종종 원정경기에서도 같은 타이밍에 사용되는데 박씨도 TV 중계를 통해 들으면 유독 더 반갑고 뿌듯하다.

 

“장내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프리랜서 신분이다 보니 미래를 장담할 순 없어요. 그렇지만 체력과 여건이 허락한다면 오래오래 장내 아나운서로 남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떠나더라도 제가 부른 응원가가 위즈파크에 울려 퍼진다면, 그렇게 팬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최근 KT 위즈는 다소 부진했던 전반기를 만회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팀의 일원으로서 박씨도 한마음이 돼 KT 위즈의 비상을 응원한다.

 

“가장 늦게 창단된 팀으로 최단 기간 우승을 이뤘다는 자부심이 있는 팀이잖아요. 다소 부침을 겪더라도 다시 잘할 거라 믿습니다.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코로나 시기여서 우승 세리머니를 고척돔구장에서 했어요. 이른 시일 내에 이곳 위즈파크에서 감동의 우승 콜을 외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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