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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가 박상미 교수 “‘마음 근육’으로 튼튼해져야” [인터뷰]

셀프치유, ‘마음 근육’ 튼튼한 내가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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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관계에서 만난 사람들은 기쁨과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스트레스와 고통의 원인이다. 왜 그럴까.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현대인의 최대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심리상담가 박상미 교수는 “잘 다치는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마음 근육’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심리상담가 박상미 교수. 홍기웅기자
심리상담가 박상미 교수. 홍기웅기자

 

‘내 인생을 먹어 치우는 걱정’

박상미 교수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박상미 라디오’ 구독자를 대상으로 ‘언제 가장 속상한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888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 1위는 47%가 선택한 건강(자꾸 아프고 무기력할 때)이 차지했고 뒤이어 돈(고생만 하고 돈이 안 모일 때), 가족(내 마음 몰라주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친구(속마음 털어놓고 위로받을 사람 없을 때) 순으로 나타났다.

 

압도적으로 건강 걱정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 박 교수는 “건강을 핑계로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현재 몸이 좋지 않아 괴로운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내가 큰 병에 걸리면 어떡하지, 늙어서 아프면 가족들 힘들 텐데, 병원비 감당은 어찌하나, 훗날 누가 날 보살펴 줄까, 요양병원도 잘 선택해야 한다던데….’ 끝없이 걱정에 걱정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건강염려증과 더해져 한숨이 늘고, 결국 오늘의 내가 불행해지는 것이죠.”

 

박 교수는 걱정이 밀려올 때 우선 내가 통제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것을 권한다. 내가 돌봐야 할 집안일, 회사 업무 등은 집중해 해결하면 되는, 큰 걱정이 아닌 일들이다. 반면 자연재해, 사고, 건강 등은 통제 불가능한 걱정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걱정들이 밀려올 때 박 교수는 “무시하고 빨리 도망쳐야 한다”고 말한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걱정에 몸과 마음이 괴롭다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심리연습이고 마음 근육을 키우는 과정인데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걱정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대부분 ‘공상’, 즉 머릿속에서 혼자 그려낸 이미지라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걱정은 집착으로 번져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을 통제하려 들고, 잠재력과 가능성을 잡아먹습니다. 걱정이라는 이불을 덮고 불안 속에서 잠만 자고 있진 않나요? 자유와 성장을 향해 이불을 걷어차고 도망쳐 나오셔야 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어니 젤렌스키는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 일, 30%는 이미 일어난 일, 22%는 걱정할 필요 없는 사소한 고민, 4%는 우리의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일, 그리고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바꿔 놓을 수 있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박 교수는 “나이 들면 누구나 아프고, 그럴수록 내 몸을 아끼고 잘 고쳐 쓸 마음을 먹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요. 96%의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내가 온 에너지를 모아 집중해서 해결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4%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내 삶을 잠식하고 먹어 치우는 걱정으로부터 벗어나는 연습을 하세요.”

 

번아웃 직장인 대상 심리치료 워크숍 중. 박상미제공.
번아웃 직장인 대상 심리치료 워크숍 중. 박상미제공.

 

발바닥에 붙어 있는 행복…들여다봐야 보이는 것

한양대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이자 ‘힐링캠퍼스 더공감’의 학장인 박 교수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 입학을 앞둔 시기에 스스로에게 삶의 행복을 되물었다. 답은 “그렇지 않다”였다.

 

“청소년기부터 우울증을 앓았고 늘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34세의 나이에 더 늦기 전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기로 마음먹고 ‘뭐가 되지 않아도 좋다. 내 마음부터 치료해 보자’는 심정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박 교수는 그저 자신의 삶이 조금만 더 행복하고, 덜 힘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심리학에 뛰어들었다. 돌이켜보니 학문을 통해 우울증이 치료된 기억은 드물다. 그 시기에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나’를 공부하는 시간을 할애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전까지는 환경 때문이야, 가족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등 외부에서 원인을 찾고 탓하기 바빴는데 결국 내 마음 때문이더라고요. 나의 마음을 정화하고 돌아보니 행복은 제 발바닥에 붙어 있었습니다. 내가 늘 밟고 다녀 잘 보이지 않았죠. 행복하려면 억지로라도 뒤집어 봐야 보이는 게 행복이에요. 나를 힘들게 하는 것으로부터 멀어지려고 노력하고, 연습해서 마음 근육을 키울수록 행복을 찾는 과정도 수월해집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불행조차 남과 비교하며 “저 사람은 저런 고통도 견디는데 너는(혹은 나는) 왜 이것도 이겨내지 못하냐”며 질책하거나 자책하곤 한다. 각자의 생김새가 다르듯 감당할 수 있는 마음 그릇도 다르다는 것을 간과하는 행동이다.

 

“사람마다 근육량이 다르듯이 마음 그릇의 크기, 재질, 두께도 다 다릅니다. 저는 제 마음을 종이 소주컵이라고 표현해요. 뜨거운 물을 담으면 금방 흐물흐물해지고 얼마 담지 못하고 곧 넘치려고 하죠. 마음 근육을 키운다고 해서 종이컵을 양철 양동이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흐물흐물해지고 넘치려는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뜨거운 물을 피하는 방법, 자주 비우는 지혜를 배우다 보면 마음 근육은 자연스레 생긴답니다.”

 

끝으로 박 교수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 유형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팁을 알려줬다. 이름하여 ‘타인 관찰법’.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럴 땐 그 사람을 가만히 관찰해보세요.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오늘은 왜 더 예민할까, 기분이 안 좋은가 보다….’ 가볍고 건조하게 한 발 떨어져 관찰하고 구경하는 태도를 갖다 보면 상대의 나쁜 기분에 젖어 들지 않습니다. 마음 근육을 길러야 에너지를 발산하고 관계를 살리는 기초대사량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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