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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론] 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 한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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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집단휴진 선언이 이어지며 의정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증원 재논의’와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 등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의협이 불법적인 전면 휴진을 전제로 정부에 정책 사항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상 거절, 주장을 일축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치 속에 응급 환자나 중증 환자만큼은 제때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미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 대학교수들까지 병원을 떠나자 환자와 그 가족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만성화된 상황에서 급기야 지난 12일 인천에서 50대 응급환자가 하루 종일 병원을 찾아 헤매다 지방의료원장으로부터 직접 수술을 받아 위기를 넘기는 일도 발생했다.

 

급성 충수염, 즉 맹장이 터지면서 장폐색(막힘)과 복막염까지 진행돼 긴급하게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지만 인천은 물론 서울·경기까지 이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은 없었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 병원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무리 찾아봐도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자포자기하고 있을 무렵 인천의료원으로부터 겨우 연락을 받았다. 병원 측은 당초 건강 상태를 보고 상급종합병원 입원을 권했으나 자초지종을 전해 듣고는 결국 환자를 받았다고 한다. 이날 밤이 돼서야 입원을 했고 이튿날 오전 7시께 조승연 원장 집도로 수술을 마치고 위기를 넘겼다.

 

사실 충수염은 유병률이 높은 비교적 흔한 질병으로 일반인들에게는 맹장염이라고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수술 난도가 낮은 편이지만 방치할 경우엔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수술을 받기 위해선 수도권 전역의 병원을 알아봐야 하고 밤늦게 간신히 입원하더라도 의사가 없어 병원장이 직접 메스를 들어야 하는 모습. 요즘 우리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이다.

 

반면 다행스러운 것은 전공의 이탈과 의료계의 집단휴진으로 의사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명감으로 묵묵히 진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분만 및 아동병원은 휴진 불참을 선언했고 뇌전증 의사들도 이에 동참했다. 공공병원도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마지막 보루다.

 

이번에 응급 수술로 직접 생명을 구한 조 원장은 최근 의대 증원에 따른 전공의 이탈 사태와 관련해 평소 “의사가 환자 곁을 벗어나 투쟁하는 방식의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해 왔다.

 

설령 의료계의 주장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 한다. 집단 휴진을 철회하고 하루속히 의료현장으로 복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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