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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럭 폐기 처분 한 도로공사…손님과 함께 꿈 잃은 청년들 [중고매물이 된 청년의 꿈 ④]

쉼터 인근에 편의시설 등 설치... 이용객 분산되면서 매출 직격탄
수도권 푸드트럭존 절반↑ 폐쇄... 공사 “사업 지원율 떨어져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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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일 오산 서울 방향 고속도로 졸음쉼터 한켠에 마련됐던 푸드트럭 존이 흔적을 감췄다. 이진기자
29일 오산 서울 방향 고속도로 졸음쉼터 한켠에 마련됐던 푸드트럭 존이 흔적을 감췄다. 이진기자

 

푸드트럭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줄어들며, 정부 산하기관에서 운영한 푸드트럭 허가 구역들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특히 ‘도심을 벗어난 푸드트럭 허가구역’이라는 발상으로 청년들의 관심을 끌었던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졸음쉼터 푸드트럭 존’은 현재 수도권에서 절반 이상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한국도로공사는 운영이 중단된 푸드트럭 존에서 사용되던 트레일러를 모두 폐기, 푸드트럭 존을 다시 운영할 의지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국도로공사 서울경기본부에 따르면 본부가 수도권에 운영해 온 푸드트럭 존 12곳 중 현재 7곳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서울경기본부는 지난 2014년 3월 정부의 푸드트럭 규제 완화에 따라 같은 해 청년들을 대상으로 ‘푸드트럭 창업 지원 프로그램’ 운영에 나섰다. 당시 공사는 청년들이 푸드트럭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푸드 트레일러를 지원, 청년들에게 초기 창업 비용 부담을 줄였고, 임대료도 ‘무료’로 운영해 청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많은 청년이 부푼 꿈을 안고 한국도로공사 청년 창업 프로그램에 지원해 창업의 꿈에 도전했지만,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좌절했다. 청년 사업이 시행된 지 2년여가 지난 2017년, 공사는 푸드트럭이 운영되던 고속도로 졸음쉼터 인근에 간이휴게소와 편의시설 등을 설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용객이 분산되면서 푸드트럭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2016년 하루 평균 56만6천원이었던 졸음쉼터 푸드트럭의 매출은 2020년 36만원까지 줄었다.

 

결국 고속도로 졸음쉼터 푸드트럭 존에서 영업하던 청년들이 떠났고, 도로공사는 창업 가능 대상의 연령을 확대하며 푸드트럭 영업에 나설 이용자를 찾았지만, 모집에 실패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도로공사 서울경기본부는 운영하던 푸드트럭 존 절반 이상이 현재 폐쇄된 상태다.

 

이후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푸드트럭 창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며 많은 청년이 푸드트럭의 영업이 가능한 곳을 찾아 나섰고 고속도로 졸음쉼터 푸드트럭 존도 다시 활기를 찾을 듯했으나, 한국도로공사는 운영을 중단한 7곳에 지원했던 ‘푸드 트레일러’를 모두 폐기, 영업을 재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는 “공사의 푸드트럭 사업은 고객 휴게시설 확충과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했으며, 이런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사업 지원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서 “추후 운영 재개에 대한 계획이 잡히지 않아 푸드 트레일러를 처분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한국도로공사 'ex 청년창업'의 일환으로 고속도로에서 운영됐던 푸드트럭.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제공
지난 2015년 한국도로공사 'ex 청년창업'의 일환으로 고속도로에서 운영됐던 푸드트럭.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제공

 

■ 달리는 차량 사이…피어났던 청년의 꿈

 

10년 전 정부의 푸드트럭 규제 완화와 함께 지자체, 공공기관은 청년들이 푸드트럭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도심 곳곳에 푸드트럭 영업 허가구역을 설치했다. 그러나 도심 푸드트럭 허가구역이 늘어나는 푸드트럭 수보다 현저히 적었던 탓에 많은 청년은 푸드트럭 허가구역을 찾아 외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주목 받았던 곳이 ‘고속도로’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4년 청년을 대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청년 창업 매장’ 사업을 진행했다. 만 20세 이상 35세 이하 청년들에게 휴게소와 고속도로 졸음쉼터에 창업 공간을 제공하며 청년들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고속도로 졸음쉼터에 푸드트럭 허가구역이 들어서면서 도심에서 자리를 얻지 못한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평소 통행이 많은 ▲김포(일산, 판교) ▲서서울(서울, 목포) ▲성남(퇴계원) ▲오산(서울, 부산) ▲시흥(판교, 일산) 고속도로 졸음쉼터에 푸드트럭 허가구역이 형성되면서 운전자는 휴식과 함께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고, 청년은 이러한 운전자를 손님으로 맞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졌다.

 

기대 부흥 못 한 푸드트럭 허가구역…방향 잃은 청년의 꿈

 

고속도로 휴게소와 졸음쉼터에 청년 창업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도모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도로공사 ‘ex 청년창업’의 실상은 달랐다. 고속도로에 새 푸드트럭 허가구역이 생기면서 많은 청년이 도로 위에 올랐지만,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졸음쉼터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며, 더욱이 졸음쉼터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일도 적었다.

 

이런 상황에도 손님을 마주하며 웃음을 잃지 않던 고속도로 졸음쉼터 내 푸드트럭 창업자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는 한국도로공사였다. 이들에게 푸드트럭 영업 허가구역을 제공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한국도로공사가 푸드트럭 허가구역 바로 인근에 휴게시설을 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7년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간이 휴게소, 행복드림쉼터 등 고객 휴게시설 확대에 나서면서 해당 구역에는 편의점과 같은 경쟁 업체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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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유동수 화백

장소 내줘 놓고 고객 빼앗는 한국도로공사…푸드트럭은 찬밥 신세

 

푸드트럭 영업도 일부 휴게 공간에서는 허용됐지만, 휴게소라는 작은 공간에서조차 경쟁이 심화하면서 푸드트럭 사업자는 매출 타격을 입었다. 서서울 졸음쉼터 푸드트럭 존의 경우 2015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운영됐는데, 영업을 막 시작한 2017년, 불과 4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휴게소가 신설됐다.

 

이런 상황에 장사를 할수록 적자만 쌓여가는 청년이 늘었고, 매출 감소에 따라 고속도로 졸음쉼터 내 푸드트럭 허가구역의 인기도 식었다. 이들의 하루 평균 매출은 2016년 56만6천원에서 2020년 36만원까지 줄었다. 실제로 사업이 시행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휴게소 205곳에서 361개의 청년 창업 매장이 운영됐지만, 187개(51.8%)는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떠났다.

 

졸음쉼터에서 푸드트럭 영업을 하고자 하는 청년이 줄며 사업자를 찾지 못한 한국도로공사는 2022년 일부 휴게소에 한정, ‘고속도로 휴게소 청년창업 매장’ 모집 대상을 청년이 아닌 ‘20~65세 국민’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참여 대상 확대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가 푸드트럭 영업을 허용한 졸음쉼터 푸드트럭 허가구역 12곳 중 7곳은 운영을 중단했다.

 

그 사이 전국을 한바탕 뒤흔든 코로나19가 지나고, 청년들이 다시 푸드트럭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도로공사도 졸음쉼터 푸드트럭 허가구역 사업자를 모집했지만, 운영을 멈춘 푸드트럭 존 7곳은 다시 영업할 수 없었다. 청년들이 해당 푸드트럭 존에서 영업하며 사용했던 푸드 트레일러를 한국도로공사가 민간 업자에게 팔아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국내 경기 침체 등 전반적인 소비시장 위축과 간이 휴게소, 행복드림쉼터 등 고객 휴게시설 확충에 따라 고속도로 졸음쉼터 푸드트럭 존의 매출이 감소했고, 운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푸드트럭 존) 축소가 불가피했다”며 “운영을 중단한 푸드트럭 존에서 사용한 푸드 트레일러는 한국도로공사 휴게시설협회 소유로, 매각과 관련해서는 전혀 논의된 바 없고 협회의 자체 결정으로 2년 전 트레일러를 처분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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