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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프리즘] 가족의 무게

황흥구 인천시사회서비스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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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이다. 가족은 부부, 부모, 자녀, 형제, 친지 등 혈연에 의해 맺어지며 생활을 함께하는 공동체요 구성원이다. 가장 원초적인 유대인 혈연이나 혼인으로 하나가 된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지만 끊고 싶다고 해서 끊을 수 없기에 누군가에게는 가장 버거운 관계가 되기도 한다.

 

가족에게 학대당한 노인이나 죽어서까지 가족에게 외면당해 무연고 사망자가 돼버린 고독사 사망자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가장 소중한 가족이 어떻게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최근 들어 가족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질병으로 치매가 꼽혔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치매환자 가족 중 절반 이상이 하루에 7시간 넘게 간병에 매달려 직장을 그만두는 등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치매는 스스로 치료할 수 없고 가족이 돌보는 데도 한계가 있어 간병에 견디다 못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세 건 중 한 건이 동거친족에 의해 벌어진다고 한다. 재산 문제, 성격 차이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일반살인 사건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친족간의 살해사건은 해마다 증가해 전체 살인사건의 5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일찍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노인이 노부모나 배우자를 간병하는 현상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간병에 지쳐 심신이 무너진 나머지 동반자살을 하거나 피간병인에게 폭력을 행사해 숨지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또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자식의 뒷바라지에 지쳐 살해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타인이라면 참았을 감정인데 오히려 가족이라 모든 행위가 허용될 것이라고 여긴 탓이다.

 

그러나 가해자를 단죄하기에 앞서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기까지 그과정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위기에 처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사회와 나라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고령화와 가족구조의 변화로 인해 가족의 돌봄 기능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돌봄의 최소 단위인 가족이 제 기능을 못한다면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돕고,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정부가 도와야 한다. 인천시를 비롯한 4개 시∙도에서 올해 7월부터 시작하는 ‘가족돌봄·고립은둔청년 전담지원 시범사업’도 가족에게 지워진 돌봄의 무게를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나눠 지려는 시도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은 이 사업을 수행하는 ‘청년미래센터’를 맡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시와 인천사서원의 노력이 청년의 삶을 지키고 나아가 가정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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