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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칼럼] 김동연 지사의 ‘슬기로운 대선 생활’

총선 압승, 묘해진 대선가도
공천 탈락 세력, ‘지지’ 보여
정무·특보 보강 땐 틀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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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의 총선 화두가 있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북자도)다. 사실상 경기분도를 전제하는 제언이다. 분도는 경기 북부의 숙원과도 같다. 모든 선거에서 이슈로 등장했다. 이에 부응하는 북자도 청사진이다. 후보의 공약화를 주문했다. 막상 보니 많지 않았다. 북부 당선인 13명 중에도 4명만 담았다. 박정(파주)·정성호(동두천)·박지혜(의정부)·이재강(의정부). 어디는 특례시 강화, 어디는 서울 편입을 봤다. 기대만큼 호응이 없었다.

 

이재명 대표의 분도불가론과 충돌했을까. 경기도는 적극 부인했다. 이재명 구상과 김동연 구상에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같은 결론이라고 밝혔다. 따지고 보면 이 자체가 역설이다. 지금 상태에서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유독 살얼음판 같았던 공천 과정이다. 현역들도 줄줄이 날아갔다. 후보들에게 부담으로 여겨졌을 수 있다. ‘이재명 분도 불가론’과 ‘김동연 북자도론’의 선택. ‘이재명 압승’이 되면서 김 지사에겐 부담일 수 있다.

 

이런 일도 있었다. 공천 때, 친명과 친문이 충돌했다. 그 예민한 시기에 김 지사가 출장갔다. 먼저 들른 게 봉하마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권양숙 여사도 만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라며 직접 공개했다. “(문 전 대통령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당부하셨다”, “조금 더 구체적인 얘기가 있었지만(밝히지 않겠다)”, 자신의 각오도 분명히 공개했다. “그 길에 필요한 내 역할을 책임 있게 해나가겠다”.

 

경기도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연초에 못한 새해인사였다고 했다. 이 말 그대로 믿은 언론은 없었다. 다들 정치 행보로 해석했다. 그렇게 보여질 발언들이 있다. “민주당다운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위에서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공천 혼란기에 던진 김 지사 말이다. 언론은 ‘김동연 지사가 움직인다’고 썼다. 친문과의 연대 시도라고 푼 언론도 있다. 이런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승했다. 김 지사에겐 이것도 부담일 수 있다.

 

김동연 지사는 잠룡이다.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 언론이 그렇게 정해놨다. 정치 일정까지 앞서가 못 박아 놨다. ‘2027년 대선에서 도전할 것이다’. 이러다 보니 총선과 김 지사의 미래는 중요한 기삿거리다. 이재명 대표는 야권의 절대 권력이 됐다. 예비 주자로 조국 대표까지 등장했다. 안 그래도 북자도, 평산마을이 편편찮던 터다. ‘김동연 길’이 험해진 듯하다. ‘이·조 사법리스크’가 현실이지만, 그건 금기어다. 김 지사에게는 더 그렇다.

 

이쯤에서 보이는 영역이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 그룹이다. 수도 많지만, 중량감이 상당하다. 전해철, 윤영찬, 박광온, 안민석, 양기대.... 혹은 문재인계로, 혹은 이낙연계로, 혹은 정세균계로 살아온 정치인들이다. 저마다 ‘전략통’, ‘조직통’을 자처한다. 달포 뒤에 무더기로 실직한다. 민주당이 꽉 찼으니 4년 뒤 미래도 없다. 그렇다고 주군(主君)을 따라 낙향할 마음도 없어 보인다. 누가 말했다. “김동연 지사 도우면 어떨까”.

 

이재명 대표도 경기지사였다. 임기 4년이 험했다. 수사·소송이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대권을 준비했다. 전국 돌며 대선 조직 만들었다. 대선에 던질 정책 만들었다. 정무·특보 라인에서 한 일이다. 그들이 지금도 이 대표를 지킨다. 이재명 지사가 남긴 ‘슬기로운 대선 생활’이다. 김 지사에게도 그런 기회가 온 듯하다. 다 잡아도 안 되고, 안 잡아도 안 된다. 언제나처럼 이번 기회도 위기의 순간과 함께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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