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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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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진 문화칼럼니스트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2002년 BBC가 조사한 ‘위대한 영국인 100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던 윈스턴 처칠은 어렸을 때부터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그는 우울증을 가리켜 검은 개로 명명하며 “나는 평생 검은 개(black dog)와 함께 살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처칠은 이 지독한 불청객 검은 개가 찾아올 때마다 쫓아내거나 외면하지 않았다. 검은 개가 찾아오면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였으며 떠나갈 때까지 그림과 글에 몰두했다.

 

한평생 지독한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 있는 일들을 멈추지 않고 행했기에 오늘날 위대한 인물의 표상이 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우울증뿐 아니라 공황장애, 불안장애, 강박장애, 양극성장애 등 정신건강 장애로 고통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예술가,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이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또한 이러한 장애를 겪기도 한다.

 

이들 정신적인 장애의 원인으로는 아직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적 성향, 과거의 외상적 경험, 뇌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이상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아론 백은 ‘인지 왜곡’을 우울증의 원인으로 봤는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생각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정신적인 질병은 신체적인 질병에 비해 원인 규명과 치료가 쉽지 않아 완쾌가 어렵고 고통 속에서 사는 경우가 많다. 장애 수준은 아니지만 현대인 대부분은 세상이 요구하는 수많은 논리와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과다한 경쟁 체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트레스와 욕구 불만, 긴장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에 휩싸일 때 이를 통제, 억압, 회피 등 심리적 저항을 하거나 심지어 살아갈 힘을 잃기도 한다. 고통 속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늪에 더 빠져들기도 한다.

 

이런 분들에게 심리적 고통에 대한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을 통찰력 있게 제시한 책이 있어 소개한다.

 

수용전념치료의 창시자며 네바다대 심리학과 교수인 스티븐 헤이즈는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는 책을 발간했다. 책 제목에서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알아차림, 수용, 가치다.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편한 생각이나 번뇌, 감정들이 나타날 때 이에 이끌려 가거나 회피하거나 싸우려고 하지 말고 그저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만 알아차리기와 수용을 통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가치 있는 삶을 향해 행동하라고 말한다.

 

우리 마음에서 부정적인 감정이나 고통이 느껴질 때 고통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보다는 고통에 대해 바라보라는 것이다.

 

고통과 함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담대하게 나아가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심리적 해방을 얻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에 주인이 돼 유연하고 풍요롭고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처칠이 평생 검은 개를 걷어차거나 집착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함께 데리고 살면서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실현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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