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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칼럼] 100년 기업이 7개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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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前 세종특별자치시 정무부시장

일본 오사카를 가면 엔도 스시라는 100년 된 초밥식당에 들러 초밥을 맛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식당은 명성에 비해 겨우 테이블 5개에 20명 정도면 가득 차는 흔히 볼 수 있는 일본식 초밥식당.

 

그것도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영업을 하니 손님들이 밀릴 수밖에 없고 일본인뿐 아니라 미국 등 외국인들도 많다. 이렇게 손님을 많이 끄는 것은 그 식당이 갖고 있는 긴 ‘세월’의 힘일 것이다. 100년이 넘었으니 그만큼 신뢰를 쌓았고 애정도 듬뿍 받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일본에는 100년은 차치하고 200년, 300년 역사를 가진 식당은 물론 기업들이 많다. 심지어 1천400년 동안 부엌칼만 만드는 곳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2019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 세계 200년 이상 된 기업이 8천700여개인데 일본이 3천146개로 44.8%를 차지한다. 네덜란드 222개, 프랑스 196개, 영국이 186개나 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100년 이상 된 기업이 두산, 동화약품, 몽고식품 등 7곳으로 선진국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기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 나라의 경제 환경이 안정돼 있다는 것이며 시장경제가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100년 기업을 보기 어려운가?

 

가장 큰 원인으로 높은 상속세율을 지적하는 소리가 높다. 65%의 높은 상속세를 내는 것은 기업을 빼앗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기업을 승계하기보다는 매각 등 제3의 길을 택하려는 경향이 높다. 최근 충청지역 유명 기업이 3천억원을 받고 미국 펀드에 매각된 사례 등이 그런 것이다. 또 과도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PBR, 즉, 주가자산비율을 낮추기도 한다. 주가자산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상속세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대주주들이 방어적으로 주가를 높이지 않는 것. 지난 3일 한국거래소 기준으로 한국 코스피 총액이 2천59조원으로 나타났다. 대단한 총액처럼 보이지만 이 액수는 미국 애플 시가총액 3천941조원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우리 기업의 대주주들이 방어적으로 주가자산비율을 저평가하기 때문이다.

 

100년 기업의 증가를 가로막고 있는 것의 또 하나 문제는 기업 환경이다. 정말 요즘 기업 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면 기업 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세금 문제, 노사 문제, 반기업적 사회 정서 등등. 이처럼 기업 분위기가 답답하다 보니 해외 직접투자(FDI)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20년 53조원이던 게 2021년에는 74조원으로 껑충 뛰었으며 올해 1분기만 해도 27조원이나 된다. 이처럼 해외 직접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사업하기 어려운 걸림돌을 치워야 한다’며 기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해외 직접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물론 이 같은 걸림돌을 헤쳐 가며 열심히 달려가는 기업인들도 많다. 상품이 아니라 명품을 만드는 장인정신, 직원이 행복한 인간존중정신으로 100년 기업을 이룩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해 ‘100년 기업’이 늘어 간다면 우리 경제도 그만큼 건강하게 뿌리를 내릴 것이다.

 

수령 100년의 소나무들이 빽빽하면 아무리 비가 와도 산사태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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