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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그림쟁이' 장인영 작가 [문화인]

커피 품은 화지 위... 이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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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손에 들고 바라보는 마더 테레사 수녀의 깊게 팬 주름과 입가에 머금은 자애로운 미소가 액자 너머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화지 위, 한 가지 재료를 사용했지만 흑색으로 표현된 깊고 안락한 느낌은 수만가지의 색을 섞어놓은 듯 매혹적이다. 안중근 의사의 결연한 의지도, 음악에 흠뻑 빠져 있는 카라얀의 모습도 열정과, 인내, 존경 등 인물이 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여기에 활용된 재료는 단 하나, 커피다.

 

‘커피 그림쟁이’로 불리는 장인영 작가는 커피를 재료로 수묵화와 같은 작품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7년 커피 박물관 초대전을 시작으로 2020 국회아트갤러리초대전, 2020 뉴욕 맨해튼K&P갤러리, 2021서울갤러리 초대전 등 7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각종 단체전과 수상 경력을 보유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특별한 전시에 참여 중이다. 커피코리아협동조합에서 주최하는 ‘경계선 지능인 인식개선 문화캠페인 장인영작가 후원 특별전시’에 함께해 커피라운지 55 본점에 작품 13점을 내걸었다. 그중 그가 아끼는 작품 ‘카라얀’은 후원에 활용되도록 선뜻 기증했다.

 

그가 커피로 작업을 시작한 것은 우연이었다. 화지에 수채화 작업을 하던 중 커피를 쏟았다. 화지가 커피를 흠뻑 머금으면서 수채화 물감과 커피의 질감, 결이 다른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다시 붓을 잡고 커피로 그림을 그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색다른 시도와 그 안에 탄탄히 내재된 장 작가의 실력, 커피의 질감과 함께 되살아난 그의 그림은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커피를 쏟은 화지를 보니 얼룩과 색감의 깊이가 일반 물감보다 짙었고 깊어 먹물을 머금은 수묵화 같았어요. 이것도 꽤 괜찮다. 이후 마음 먹고 본격적으로 연구를 했죠.” 쉽지만은 않았다. 수묵화나 민화같이 표현되는 커피만의 특징이 있지만 실수를 할 경우 수정할 수 없어 미리 농도와 명암을 계산해야 했던 것. 수많은 작업과 연구, 실패가 뒤따랐다. 수채화에선 여러 색깔로 표현할 수 있지만 커피는 탈색된 빛밖에 없어 표정이나 인물 등 한곳에 최대한 집중해야 했다. 그러다 찾은 소재는 표정에 집중할 수 있는 인물과 동물이었다.

 

때론 수묵화처럼, 때론 흑심의 물성을 최대한 활용한 연필 드로잉처럼 농도와 명암, 질감을 드러내는 기법에 따라 품는 이야기가 달랐다. 그 수많은 이야기 속 공통점이 있다.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열정과 사랑, 자애, 희망. 마치 사진인 듯 하나하나 살아 숨쉬는 듯한 작품은 장인영 작가의 모습과 닮았다.

 

그는 커피뿐만 아니라 그 위에 새로운 재료를 중첩하는 작업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 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상대성 이론이 뭐야, 엄마?”라는 아들의 말 한마디에 은하를 표현한 ‘갤럭시 시리즈’다. 이 작업은 커피 위에 금가루와 비즈 등 새로운 재료를 중첩한다. 커피를 붓고 금을 붓고 또 다시 커피를 붓자 색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커피의 장점이 드러나 은하처럼 황홀하게 반짝였다.

 

그림을 전공도 하지 않은 그가, 우연한 실수를 발판 삼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로 떠오른 비결은 뭘까. 그는 “재료가 무엇이든 그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놓지 않고 즐겼을 뿐”이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는 그림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공감하고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 일엔 뭐든 적극적으로 나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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