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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풀실내정원이 전시장으로 ... '오가닉 스펙트럼'전 [주말, 여기 어때]

최성임 작가 "충돌과 화합의 경험 제공하고 싶어"…3월 30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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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따라 관람하게 돼 있는 ‘오가닉 스펙트럼’ 전시 전경. 이다빈기자

 

하늘과 땅, 수직과 수평, 자연과 인공. 각종 대비와 충돌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혼란을 겪거나 중심을 잃곤 한다. ‘오가닉 스펙트럼’은 이런 대비에 정면으로 맞서며 이 안에서 연결고리를 찾고 조화를 이룬다.

 

지난해 6월30일 안산 이풀실내정원에서 문을 연 ‘오가닉 스펙트럼 ORGANIC SPECTRUM: 최성임’은 식물원에 작품을 입혔다.

 

전시는 대비 간 조화의 산물이다. 이는 전시장에 들어섬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산책길이 마련된 1층은 길을 따라 아래에서 위로 걸어 올라가는 구조로 돼 있어 시선이 자연스레 위로 향하는데, 이때 시야엔 낯선 장면이 가득 들어온다. 천장 부근에 매달린 채 아래를 향하는 작품과 발아래엔 땅속 깊이 뿌리내린 채 하늘을 향해 잎사귀를 뻗어내는 식물들. 이들이 주는 대비가 새로운 감각을 자극한다. 두 눈을 빈틈없이 채우는 풍경은 마치 일상과 분리된 미지의 세계로 발을 들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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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따라 관람하게 돼 있는 ‘오가닉 스펙트럼’ 전시 전경. 이다빈기자

 

낯섦 속에서 금세 그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를 발견하게 된다. 단조로운 초록색 식물로만 이뤄진 정원에 알록달록한 작품들이 색을 더하며 첫 번째 조화를 자아낸다. 반투명 천장을 뚫고 스미는 햇볕에 반짝이는 잎들과 그 빛을 반사하는 우레탄 비닐로 만들어진 작품 ‘잎’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또 다른 화합의 무대를 만든다. 작가는 이 같은 충돌과 조화를 우리의 일상과 연결 지으며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작품은 특정 형태로 고정돼 있지 않고 날씨나 계절, 시간대, 관람객이 작품을 바라보는 위치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지니게 된다. 관람객들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 유리천장을 통해 매분 매초 다르게 들어오는 빛과 갈지자형으로 난 산책로를 십분 활용해 작품을 설치했다는 작가의 수고가 몸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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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전시실에 설치된 ‘맨드라미’. 이다빈기자

 

2층 전시장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색감의 ‘맨드라미’가 눈을 사로잡는다. 화병 속의 꽃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는 이 작품은 잘 손질된 꽃송이와 닮아 있다. 작가는 아크릴과 털실 등으로 만들어진 인공품에다 생명력을 잃고 꺾여 있는 꽃송이를 표현했지만 은은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관람객의 몸짓에 미묘하게 움직일 때마다 생명력을 지닌 것처럼 느껴진다.

 

이같이 공존할 수 없는 것들이 서로를 닮아있는 모습, 이들이 서로 연결되는 지점을 느낄 수 있다는 데에서 ‘오가닉 스펙트럼’의 묘미를 발견한다.

 

최성임 작가는 “설치 작업은 늘 정원 가꾸기와 같다고 빗대어 설명해왔는데 이번 전시는 실제 자연 정원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정원을 옮겨 놓는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며 “앞으로도 식물원이나 정원에서 하는 전시를 기획해서 자연 속에서 실제 식물과 어우러지는 작품을 만들어 충돌과 화합의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3월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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