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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 속 힐링 쉼터…경기도 이색 나들이 스팟 [주말, 여기 어때]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 & 파주 센티드뮤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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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 내부 모습. 이다빈수습기자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서고 싶지만 궂은 날씨에 집을 나서기 망설여진다. 여행은 부담스럽고, 늘 갔던 복합쇼핑몰이나 번화가는 따분하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유튜브와 드라마 속으로 빠져들기엔, 왠지 아까운 주말. 반복되는 일상의 쳇바퀴를 잠시 멈추고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곳은 없을까. 경기도 구석구석에 퍼져 있는 이색 나들이 스팟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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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에서 한 방문객이 식물을 관람하고 있다. 이다빈수습기자

 

■ 날씨에 상관없이 찾는 ‘힐링 쉼터’…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

곳곳에 색이 사라진 겨울, 자연의 형형색색 빛깔을 두 눈 가득 담고 싶다면 지난해 6월 개관한 부천 상동호수공원의 식물원 수피아를 찾아가보자. 돔형으로 건축된 덕분에 악천후에도 굴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실내 공간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식물원에 들어서자 마치 숲을 거니는 착각에 빠진다. 발끝부터 천장까지 시야 가득 들어오는 식물들이 도심 속 일상 풍경을 접하느라 지쳐 있던 눈을 포근하게 어루만진다. 바깥의 시간과 다르게 흘러가는 이곳만의 리듬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새 걸음의 속도를 늦춘 채로 길목에 놓인 식물들과 교감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1층과 2층 연결목에 있는 카페에선 수다를 떨거나 책을 읽고, 그저 경치를 눈에 담으며 가만히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걸음을 옮기다 보면 코끝에 향긋한 냄새가 스치기 시작한다. 오렌지자스민, 남방치자, 일랑일랑 등 열대꽃 중에서도 향기가 나는 식물들이 모여 있는 향기원에 도착했다는 신호다. 꽃에 얼굴을 가까이 한 채 숨을 깊게 들이 쉬면, 온몸에 퍼지는 향기 덕분인지 겨울에도 봄을 만난 듯한 기분이 든다.

 

식물원 한쪽에 마련된 테마온실은 식물원을 찾은 어린 학생들에게 단연코 인기 1순위다. 온실 안에서는 퀘이커앵무새 등 기분 좋은 소리를 내는 새들과 거북이, 도마뱀 등이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생들은 옹기종기 모여 슬로우모션이 걸린 듯한 거북이를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아이 손을 잡고 식물을 눈에 담고 있던 한지유씨(39)는 “초등생 아이가 방학해서 집에 있다 보니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 식물원을 찾게 됐다”며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밖에 나갈 기회가 별로 없는데, 이곳은 실내면서도 바깥에 나와 있는 느낌이다. 주변에서 보기 어려운 식물도 볼 수 있어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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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향기를 만나다' 전시 전경. 송상호기자

 

■ 그림에서 향기가 난다고?…파주 센티드뮤제 갤러리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속 한구석엔 방문객을 맞이하는 아담한 갤러리가 있다. 헤이리스 갤러리에서 운영했던 센티드뮤제 공방이 지난해 10월부터 확장 이전하면서 특색 있는 문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선 클림트·고흐·모네의 그림을 향과 함께 감상하는 상설 전시 ‘그림, 향기를 만나다’를 만날 수 있다. 전시를 즐긴 뒤 향수·패브릭퍼퓸·디퓨저를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1층 데스크에서 전시에 대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시향지 7장을 받아든다. 책갈피처럼 생긴 시향지 상단에는 그림과 화가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다. 종이마다 조향사가 직접 만든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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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네 클림트의 초상'(오른쪽)과 그림과 어울리는 향기가 스며든 시향지의 모습. 송상호기자

 

구스타프 클림트의 세계부터 시작이다. 도입부에 ‘헬레네 클림트의 초상’이 보인다. 클림트가 동생 에른스트의 딸인 헬레네의 옆모습을 그려낸 이 작품 앞에서 시향지를 천천히 코로 갖다 댔더니 마치 그가 뿌린 향수 냄새를 맡는 듯하다. 정사각 프레임 속 호수의 풍경을 담아낸 ‘아터제’의 시향지에서는 코를 시원하게 감싸는 물의 향기가 느껴졌다. 싱그러운 레몬향으로 인해 그림 속의 하늘빛 윤슬이 더욱 반짝이는 느낌이 든다.

 

이어지는 3층에서는 고흐와 모네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고흐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밤의 카페 테라스’ 앞에서 시향지를 꺼내드니, 도시의 밤거리 냄새가 물씬 피어났다. 테라스 주변의 소음, 사람들의 대화 소리, 짙어져 가는 밤공기가 그림과 시향지를 타고 전해진다.

 

인상파의 대표주자인 모네가 포착했던 자연의 정경은 향과 만나는 과정에서 더욱 생동감 넘치게 변한다. ‘센 강의 봄’을 향과 함께 음미하면, 물내음인지 나무나 열매의 향인지 모를 기분 좋은 냄새들이 맴돈다. 그림 속엔 강변을 따라 산책하거나 노는 사람들이 보이고, 그 중 한 사람이 자신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상상에 빠져든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김남호 전시기획자는 “다양한 감각을 통해 대상을 인지하면 더 오랜 시간 기억에 남기에 감정적인 요소들이 깊게 각인될 것”이라며 “화가들이 겪었던 삶을 전시에 녹여내고자 했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향기가 맴도는 한 권의 일대기처럼 다가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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