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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종칼럼] 쉽게 말하는 전쟁의 수사,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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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

잇단 북한의 도발로 안보 상황이 예단하기 힘들다. 핵무기 억제를 위한 군사적 옵션에 대한 언급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핵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전에 전쟁 대응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전술핵 재배치와 핵 공유 구상을 거론하게 하고 선제타격(Kill Chain) 같은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만일 지금 선제타격을 고려하는 경우 과연 ‘정밀타격’으로 북한의 핵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북한은 게임도 안 되고, 쉽게 없애버릴 수 있는 그런 상대일까.

전면전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타격할 수는 있겠지만 성공하더라도 그것이 과연 북한의 핵 개발 능력과 의지를 완전히 말살할 수 있는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제한적 범위의 타격이라도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많다.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때도 영변의 핵시설을 폭격했다면 북한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에도 전면전에서 발생할 사상자 수를 감안해 계획은 무산됐다.

이처럼 군사적 옵션은 쉽게 말할 수 있어도, 생각만큼 깔끔하고 단순한 옵션이 아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지켜만 볼 수도, 전면전을 각오하고 선제타격의 방법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칠 건가 말 건가를 결정 못 하는 전략적 딜레마다. 군사적 작전으로는 유효성이 주저된다.

다음은 참수(斬首) 작전을 보자. 적의 전쟁지도부가 마비되면 적을 손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효한 전술이다. 오사마 빈라덴과 사담 후세인 제거는 대표적 성공 사례다. 미군의 참수 작전은 현재 ‘고가치 표적(High Value Target)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정규 작전이 됐다. 그러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전쟁은 깊어지게 된다.

전쟁 상황을 가정해 보자. 북한은 상당한 재래식 전력과 화학·생물학무기,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재래식 전력인 장사정포는 핵무기나 미사일 같은 정밀유도무기보다도 오히려 우리를 가장 괴롭힐 수 있다. 사거리가 30~60km에 달하는 이들 무기를 경기 북부권과 서울 중심부를 타격하는 데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결국은 전면전에서 북한의 군대와 무기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언제 어느 때 작전을 전개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한국과 미국 모두에 판단이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도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군사적 선택은 고민만 했다. 우리가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얻게 되는 것이 안정일지, 극도의 혼란일지는 모르는 일이다. 남과 북 모두의 생명과 평화는 처참하게 변한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드는 것은 분명한 우리의 소망이지만, 평화를 지키는 기본적 전제는 어떠한 계산된 광기도 궤멸(潰滅)할 수 있는 억지력의 보유다. 우리는 과연 전쟁을 감당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는지, 아니면 무엇을 해도 어차피 전쟁은 안 난다는 안일한 생각에 젖어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만에 하나 어림짐작으로 전쟁을 그리며 군사적 옵션을 이야기하고, 북한 정부의 붕괴를 바라고만 있다면 그것은 현실을 너무 모르는 책임 없는 자세다.

지금 우리 안보 상황은 엄중하다. 핵 참화가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커지고 있다. 이제 정치권의 분별없는 정쟁도 그치고, 튼튼한 나라 만들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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