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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자연과 물아일체 '반사 수묵'으로 선보이는 우종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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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택 작가

나무의 껍질을 벗겨내고 살갗을 맞대며 호흡을 나누고 교감한다. 손질된 나무에 먹을 입히고 숯물을 먹이면 자연과 ‘물아일체’가 된다. 자연과 하나되는 ‘무위’의 삶을 위해 광주시 오포읍에 걸친 대지산에 작업실을 차려 놓은 우종택 작가(50)의 이야기다.

온몸으로 자연을 그려내는 그의 작업 과정엔 인위적이지 않은 투박한 기운이 서려 있다. 그는 수묵화와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프로젝트 전시 ‘반사 수묵’을 파주 스튜디오 끼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접점’과 ‘무행’에 이어 우 작가의 예술 세계를 몸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내년 봄 안양공공미술프로젝트에서 선보일 대규모 설치 작품전 ‘현장산수’와 연동하는 실내·외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용인시의 한 산촌에서 나고 자란 우 작가는 사실 한동안 인물화 작업에 매달려 왔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인간 내면을 향한 관심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도시가 아닌,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속에 파묻힐 때에 진정한 내면을 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10여 년 전부터 산 속으로 들어가 농사, 나무 수집 등을 이어가며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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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0일까지 파주 스튜디오 끼에서 열리는 '반사 수묵' 전시 전경. 송상호기자

그의 작업에 있어 중요한 건 ‘반성’과 ‘실천’이다. 우 작가는 “인간 중심의 삶에서는 환경 이슈나 사회 문제 등이 끊이질 않는다. 망가진 걸 치유하고 되돌리려면 인간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반성적 사유를 통해 자연에 도달해야 한다”며 “자연과 하나 되려면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도시에 살면서 자연을 논할 수는 없다. 그게 산으로 들어간 이유”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전시장을 찾았을 때도 그가 오랜 기간 자연 속에 머물면서 느꼈던 생각과 경험들이 자연의 상태 그대로 공간에 스며드는 모습이었다.

추상 미술을 보는 듯한 그의 수묵화는 밑그림이나 스케치에 따라 계획해서 그리는 게 아닌, 즉흥에 의한 결과물이다. 자연과 하나된 몸부림이 흔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우 작가는 “손에 붓이 들려 있지만, 의지로 움직이는 대신 무당이 접신하듯 자연의 기운에 모든 걸 맡겨야 한다”며 “인간의 생각과 의사가 반영되는 걸 최대한 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눈을 돌리면 거대한 설치 작품이 모습을 드러낸다. 박달나무, 왕버들나무, 소나무 등 강원도에서 공수한 다양한 나무들로 구성돼 있다. 흙으로 뒤덮인 육산에서 자란 나무는 곧게 펴 있지만, 바위가 빼곡한 골산에서 가져 온 나무는 굴곡이 심하게 져 있다. 모양이 제각기 달라도 우 작가는 그 자체의 모습을 존중하고 그대로 보존해 작품에 녹여 냈다. 나무 밑에 놓인 반사경에 비친 형상을 통해서는 무엇이 실재하는지, 어떤 걸 본질로 생각할 것인지에 대한 화두도 엿볼 수 있다.

우 작가는 “평소에 늘 인위적인 판단이나 임의로 꾸미고 조절하는 것에서 최대한 멀어지고자 한다"면서 “이번 전시가 자연을 통해서 인간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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