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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칼럼] 사과하는 경제학자와 그렇지 않은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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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경제학자란 경제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생활해가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여러 가지의 경제현상을 연구하고 이론을 만들어 후학들에게 가르치기도 하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자기 지식을 토대로 제안하기도 하며 때로는 평가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장래의 경제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예측도 한다.

경제현상들은 너무나 복잡할 뿐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고 있어 설사 어떤 경제이론에 기초한 경제정책을 강구한다 해도 제대로 실효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경제 예측은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바 있는 폴 크루그먼 교수가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책으로 마련한 1조9천억 달러(약 2천498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도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었는데 실제로는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에 빠져들어(6월 현재 9.1% 급등) 그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러자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예측이 틀린 것에 대해 반성문을 써 공개사과를 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인데 공개사과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거나 가볍게 넘길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노벨상을 받기까지 한 경제학계에 비중 있는 인물의 경제예측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장래를 잘 내다보지 않고서는 경제활동을 제대로 해나가기가 어렵다. 따라서 경제인이나 일반국민들은 장래의 경제상황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계에 비중있는 인물의 경제예측은 국민들과 경제인들의 경제활동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의 말을 믿고 행동한 사람들 가운데는 이득을 보지 못했거나 손실을 본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볼 때 폴 크루그먼의 공개사과는 양식 있는 그리고 양심적인 학자의 태도였다고 하겠다.

경제학자들도 신이 아니므로 얼마든지 오판을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판의 예로는 카를 마르크스를 들 수 있다.

마르크스는 유명한 그의 자본론을 통해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망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그런데 그의 자본론을 따른 사회주의 국가들은 80년을 지탱하지 못하고 지구상에서 다 멸망하고 오로지 북한만이 아직도 그를 추종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1883년에 사망했으니 사과를 받을 길이 없다.

우리나라 경제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경제학자들의 대표적인 오판은 1960년대 말에 뜨겁게 불붙은 매판자본론과 종속이론이었다. 이들 이론을 내세웠던 학자들은 외국자본과 기술을 도입해 경제발전을 도모하려 해도 결국 선진국 자본에 예속 내지 종속됨으로써 국가발전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며 결국 변방경제로 전락할 뿐 중심국가는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을 따르지 않은 우리 경제는 경제 규모와 무역 규모는 세계 10위권에 도달했고 중심국은 물론 선진국으로 진입했으니 그들의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 우리 기업들의 2000년 이후의 해외투자는 무려 689조원에 달하며 미국 대통령마저 우리 기업들에게 대미투자를 애원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본수입국에서 어엿한 자본수출국으로 변모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편 학자들은 사과는커녕 입을 다물고 있다. 또한 최근에 소득주도성장을 주장했던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시험했던 소득주도성장은 처참한 결과만을 남겼다. 과격 강성노조와 지나친 규제 등으로 기업들이 국내투자는 기피하고 해외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판에 정부가 돈을 쏟아붓는다고 경제가 좋아질 리 없다. 시험이 실패했는데도 잘못했다고 사과하지 않는다. 우리 학계의 이런 풍토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정재철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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