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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모두가 버린 곳에서 만든 작품’…김정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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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살지 않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지만 사람이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들로 뒤엉켜 있다. 바람과 물의 흐름으로 멀리 밀려간 것이다. 사람이 버린 쓰레기 속 뿌리내린 식물을 채집하고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이달 26일까지 수원시에 소재한 예술공간 아름에서 <순환의 이데아> 전시를 선보인 김정대 작가(52)다.

양평군 출신인 김정대 작가는 암벽을 오르고 카약을 타는 아웃도어 마니아이자 20년차 사진작가다. 어릴적부터 몸으로 하는 활동을 좋아했던 카약을 타고 전국의 강과 바다를 찾아다니며 사진과 설치 작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위성으로 해양 쓰레기가 보이는 곳을 탐색, 그곳을 찾아가 캠핑을 하며 작품 활동을 한다. 김정대 작가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자연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터전을 만들어줬다”며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오래 삶을 유지할 수 없고 오염되는 등 시련을 극복하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자연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 작품은 단순한 쓰레기를 수집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닌 식물이 깨끗한 환경에서 다시 자랄 수 있게 하는 것까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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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대 作 '21세기 이스터 섬에서 고도를 기다리며'

그의 설명처럼 그는 곳곳에서 다양한 것들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지난 2019년엔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캠핑을 하며 물에 젖은 큰 스티로폼을 하나씩 세워 모아이 석상을 만들었다. 2020년엔 새우, 멸치, 못, 사과 등 쓰임새를 다한 것들을 활용해 미로를 만든 뒤 쓰임과 소멸을 보여주며 운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또한, 지난해부턴 카약을 타고 버려진 신발과 축구공, 플라스틱 물병 등에서 자라는 이름 모를 수중 식물을 채집하고 기록하며 환경과 인간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김 작가의 작품에는 모두 ‘운명’이 뒷받침된다. 세상에 만들어지고 쓰이고 누군가에 의해 이동하고 없어지는 과정과 모습을 사진을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김정대 작가는 “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질문을 던져야만 한다. 끊임없이 화두를 던지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답을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해온 작업처럼 환경과 운명에 대해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작품을 통해 환경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김정대 작가는 “자연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은 우리와 함께 공존하는 것”이라며 “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환경문제를 외면하는 방관자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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