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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사라지는 집과 골목, 그림으로 기억하다’…임상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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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희 작가  /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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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필요와 시대의 변화로 수십 년 간 진행된 도시개발은 과거의 모습을 지우고 지금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의 삶은 편리해졌지만 과거 정겨운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는 5일까지 서울 A BUNKER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오늘의 보라> 전을 선보이는 임상희 작가(37)는 이러한 도시개발로 사라져가는 집과 골목을 그림으로 담아내 기록한다.

그는 “오래된 동네는 낙후되고 지저분한 곳으로 생각하지만 낮은 건물, 색 바랜 벽과 지붕, 굽이굽이 펼쳐진 골목 등이 어우러져 정겨운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임상희 작가는 과거 자신이 살던 동네가 개발 예정지로 정해졌다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개발을 앞둔 곳들이 오래됐지만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느꼈고 사라져 가는 모습을 기록하고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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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희 작가가 집과 골목을 그린 지도 어느덧 10년이다. 임 작가는 서울, 인천, 제주, 전남 등 여러 지역의 곳곳을 찾아다니며 동네를 감상하고 특색을 파악하면서 사진으로 찍었다. 이후 찍은 사진들을 조합해 그림에서 골목과 집의 다양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그려낸다. 다양한 모습을 그림에 담아서 인지 그의 그림엔 여러 색이 사용됐다. 임 작가는 “그림을 통해 집과 골목이 ‘낡았다’라는 인식을 버리고 ‘아름답다’고 느끼게 하고 싶어 밝은 색으로 칠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생각처럼 <오늘의 보라> 전시에서도 밝은 동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라남도 신안군의 퍼플섬을 담아낸 이번 전시에선 보라색으로 뒤덮인 마을이 원래의 모습으로 잘 보존되면서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것을 표현했다.

밝은 색과 함께 그의 작품엔 ‘동물’이 꼭 등장한다. 임상희 작가는 “골목을 다니다 보면 사람들과 어울렸던 동물들이 눈에 띈다”며 “개가 짖는 소리, 새가 날아다니고 고양이가 앉아있는 모습은 더욱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정겨운 골목과 집을 계속해서 그리고 싶다”는 임상희 작가는 작품을 본 관람객들이 개개인의 추억을 떠올릴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한다. 임 작가는 “오래된 골목과 집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게 하고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며 “앞으로도 그림을 통해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을 세세히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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