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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코리아‚ 세상을 바꾸다] 생존 아닌 자기계발… 슬기로운 미래 JOB아라

부업 시작한 투잡족 40만명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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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한 직장에서 뼈를 묻어야 한다’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여기에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퇴직과 퇴사가 빨라지면서 이후의 삶을 대비하기 위해 ‘투잡(Two Jobs)’ 전선에 뛰어든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년 전과 달리 경제적인 이유 즉 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자아실현을 위해 선택적으로 투잡을 자처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자기 능력을 계발하고 인생을 즐기면서 이익도 얻는 셈이다. 새로운 투잡 문화의 바람이 어떻게 우리 주위에 스며드는지 살펴본다.

■ 눈앞의 수입 ‘NO’, 미래 투자를 위한 부업 ‘YES’

코로나19 사태가 1년이 넘도록 진행 중이다. 이에 따른 방역 수칙들이 잇달아 생겨나면서 많은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부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업을 시작한 투잡족은 이미 4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부업의 종류도 다양했다. 장기간 경기침체로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택배와 대리운전이 대표적인 생존을 위한 부업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당장의 수입보다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부업 활동에 뛰어든 직장인도 늘고 있다. 흔히 이들을 ‘N잡러’라 부르는데,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 자기 계발을 위한 부업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꾼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전에는 단순히 ‘돈을 더 벌어야 한다’였다면 지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업과 인생에 대해 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고, 자기 투자를 강화해 시간을 유용하게 쓰려는 경향이 확산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수원시 영통구의 한 유아체육시설에서 강수지씨가 4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발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강수지씨 제공

■ 너도? 나도! ‘우리는 프로 N잡러’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는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벨’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회사, 단체 등의 집단 생활보다는 퇴근 후 개인 시간을 어떻게든 확보해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집콕’까지 늘어나면서 이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더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결국 부업 형태로 발전시킨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으로 관련 전문지식을 얻고, 이를 활용해 자신 밖에 할 수 없는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투잡을 위한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해 보육교사의 꿈을 이룬 강수지씨(28ㆍ여). 그는 평일에는 수원시 영통구의 한 유아체육시설에서 4세 아동을 대상으로 발달교육을 가르치는 교사다. 대학교에서 방송미디어학을 전공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고 싶어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지금까지 아이들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강씨는 주말이면 노트북을 열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전 세계 어린이에게 온라인(화상) 강의를 진행한다. 한국어 강의를 통해 교사라는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강씨는 가르치는 내용은 달라도 아이들에게 유용하고, 정확한 교육을 제공해야 하기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확인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동교육의 전문성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라며 “온라인 과외 플랫폼을 통해 1년 전부터 한국어 강의를 시작했다. 집에서 편하게 일정을 조정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업에 종사하는 천영민씨(37ㆍ가명)는 2년 전부터 여가를 활용해 그래픽디자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대학을 졸업한 천씨는 10년간 전공과 다른 직장생활을 해오다가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자신의 전공을 살려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이 문을 닫거나 부당해고를 당하는 주변 모습을 보면서 위기를 느낀 것이 계기가 돼 시작했지만, 본업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해도 천씨는 자신이 좋아했던 일을 다시 시작해 행복하다고 전했다.

천씨는 “투잡을 통해 일에 대한 가치관이 변했다”라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수익도 얻어 기쁨이 두 배”라고 밝혔다.

강수지씨가 주말 수원시 장안구 자신의 집에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살고 있는 6세 어린이와 화상으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강수지씨가 주말 수원시 장안구 자신의 집에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살고 있는 6세 어린이와 화상으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 ‘재능 공유 플랫폼까지’ 등장… 투잡 활기 더 돋궈

일과 후 ‘프리랜서’로 직업을 이어가려는 직장인들의 재능 공유 플랫폼도 늘어나는 추세다. 영어 과외, PT, 집 인테리어 등 전국의 다양한 숨은 고수를 만날 수 있는 ‘숨고’에 등록된 고수는 ‘500만명’이 넘는다. 웨딩플래너, 영어강사, 헬스 트레이너, 회계사, 가죽 공예사, 미용사 등 직종도 다양하다. 고수들 대부분 영세사업자나 개인이다. 광고, 마케팅 등 불필요한 비용 지출 없이 자신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교육 시장도 부업 시장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외국어 학습 플랫폼인 ‘직톡’ 역시 현재 4천명이 넘는 강사가 활동 중이다. 전문가들은 재능공유 플랫폼이 사람들의 부업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비대면 업무의 확산과 기업들의 자율출·퇴근제 도입으로 일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부업 증가가 이직 기회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술의 발달과 노동자의 인식 변화가 함께 맞물리면서 과거 ‘B2B(기업 대 기업)’에서 ‘P2P(사람 대 사람)’로 산업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라면서 “개개인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이윤까지 창출하는 새로운 노동환경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새 혁신산업으로 불리는 ‘메타버스(확장 가상 세계)’ 안에서도 이들은 주체가 돼 기업들도 이들을 활용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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