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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경제이슈] 행복지수와 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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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역작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은 세계문학사상 최고의 도입부로 칭송받는다. 행복은 주관적인 감정이고 마음먹기에 달렸다고는 하지만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은 있을 것이다. 일자리가 없어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안전의 위협을 받는 환경에서 행복감을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의 행복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만약 불행하다면 그 이유는 제각각일까?

국가미래연구원이 추계한 2020년 4분기 국민행복지수는 50.88로 전 분기 대비 23.53p 하락하며 지수작성(2003년 1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행복지수는 경제성과 지속가능성, 삶의 질, 그리고 경제ㆍ사회 안정 및 안전 부문으로 산출되는데 주택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주거지수가 하락하고 교양오락비, 실질최종소비 등이 감소하면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개발원이 산출하는 ‘2020년 국민 삶의 질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독거노인비율, 아동학대피해 경험률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며 주관적 웰빙, 가족ㆍ공동체, 주거, 안전 영역 등이 악화됐다.

미국의 경제학자 오쿤이 고안해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값으로 산출되는 경제고통지수는 작년 12월 4.6에서 올해 4월 6.3으로 상승했다. 그간 낮은 물가수준 덕에 안정적이었던 이 지수는 작년 말부터 실업률과 물가가 동반상승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5~29세 청년의 체감실업률과 청년물가지수상승률로 산출하는 청년고통지수는 2020년 113.36(2015년 100)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굳이 수치화된 지수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일용직, 자영업자들에게 소득급감의 충격이 집중되고 디지털 경제 진전으로 고숙련ㆍ저숙련 근로자 간 임금격차가 심화되는 등 소득불평등이 악화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양호한 수출실적을 바탕으로 세계 GDP 10위권에 진입했으며 1인당 GDP는 G7 국가인 이탈리아를 추월했다. 하지만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2021 세계 행복보고서’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행복도 순위를 전체 95개국 중 50위로 집계했다. ‘OECD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9로 OECD 평균 6.5를 밑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우수한 성적표가 국민이 일상적 삶에서 느끼는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음을 시사한다. 소득불평등 완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전망 확보, 정책신뢰도 제고 등 우리 사회의 안정과 계층 간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자리 부족으로 좌절하는 우리 청년들의, 영업악화로 신음하는 소상공인들의 이번 생에는 주택구입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무주택자들의 불행은 서로 닮았기 때문이다.

박성경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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