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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강산 ‘산山 내川 들野’ 나들이] 안성 국사봉

절경 품은 산길 따라… 궁예의 발자취를 되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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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국사봉에서 내려다 본 고삼호수와 풍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산은 다정한 친구, 말없는 스승이며 인자한 의사다. 도내에는 463개의 산이 솟아 있다. 우리나라 전체 4천440개 산의 10%가 되는 숫자다. 경기도의 어느 곳에서나 산은 쉽게 눈에 들어오고 도읍지나 각 고을에는 그 지역을 진호(鎭護)하는 진산(鎭山)이나 이름 높은 명산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어느 때나 쉽게 오를 수가 있다. 왜? 산을 오르는가? 산을 오르는 사람마다 그 이유는 수없이 많고 다르기도 하다. 그리고 산을 오르는 형태 또한 각양각색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헤일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생계의 수단으로 산을 올라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산이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산은 비록 말 없이 턱 버티고 서 있지만, 실은 다정한 친구다. 언제 찾아 가도 반기기만 할 뿐, 산은 사람을 적대시하지 않는다. 온갖 자연과 자연현상들과 쉽게 만나고 쉽게 사귈 수가 있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어디 그 뿐이겠는가. 떠가는 흰 구름과 꿈의 이랑을 이루고 있는 구름바다, 가물가물 물결치며 이어지는 산맥… 그 모두가 다 다정한 친구다. 묵묵히 산행을 하면서 사색을 해 본다. 산은 우리에게 수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 신앙이 된 고향산사랑, 안성 국사봉의 전도사가 되고파

경기일보 독자임을 밝히는 우렁찬 목소리, 중년으로 느껴진 남자분의 전화를 받았다. 경기일보 ‘아름다운 강산 나들이’를 읽고 자신의 고향땅에 솟아 있는 국사봉을 필자와 함께 오르고 싶어졌다는 강한 충동이 전화의 요지라고 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산을 오르겠다는 간절함이 가슴에 와 닿았다. 안성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두 사람은 통성명을 하고는 곧 바로 삼죽면 국사로, 산행나들목으로 갔다. 객에게 국사봉 산행의 즐거움을 안겨 준 분은 중목 최수범(中木 崔壽範)씨였다. “아호인 ‘중목’으로 불러 주시는 것이 가장 편하시겠지요” 라고 했다. 산행나들목에 다다르자 중목은 조심스럽게 “산을 오르셔야죠”고 한다. 당연한 제의를 왜 조심스럽게 말 했을까, 객은 몹시 궁금했다. 상대방의 나이나 건강상태를 배려한 말로 받아졌다.

우리나라에는 ‘국사봉’이라는 이름의 산이 여럿이다. 안성 국사봉은 해발 444.5m의 산으로 높은 편은 아니다. 산행길 ‘깔딱고개’에서 연약한 젊은 나이의 사람이 힘겨워하는 모습과 산행으로 노년(老年)을 거부하는 숙년(熟年)이 ‘싱싱’ 달리다 싶이 하는 모습을 쉽게 대조해 보게 된다. 산행은 속도경기가 아닌 만큼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오르면 된다. 평일의 오후, 우리 두 사람이 세 시간 동안 국사봉을 오르내리는 사이, 우리처럼 산행을 하는 3개 팀을 만났다. 한 팀은 전망대에서는 대왕바위를 보고 고성능의 망원경으로 주변의 경관들을 바로 눈앞에 둔 양, 조망을 하는 것이 매우 즐거운 일정이라고 했다. 특히 국사봉에서 내려다 보는 고삼호수는 절경 중의 절경이라는 극찬이다. 대왕바위는 아담한 바위들이 아름다움을 서로 선이라도 보이는 듯 어깨들을 나누며 뭉쳐져 있다. 중목은 이 지점은 ‘궁예가 기도를 했던 곳’이라는 설명을 해 주었다.

 

안성 국사암에서 향토유적제42호로 지정된 국사암석조여래입상을 비롯한 다양한 불상들이 여행객을 반기고 있다.

■ 국사봉 대왕바위… 궁예의 발자취, 궁예가 기도하던 곳

국사봉 정상에서 5시 방향, 바로 아래쪽으로 지도상의 직선거리 400m 지점에 국사암(國師庵)이 있다. 불교사찰의 작은 암자다. 국사암에는 향토유적제42호로 지정된 국사암석조여래입상이 서 있다. 궁예미륵으로도 불리는 이 세 석불의 미륵 발목은 땅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 미륵은 안성지역과 궁예의 관계를 잘 말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역사상의 인물평가에는 그 누구나 명암이 있게 마련이고 ‘궁예’라고 예외는 아니겠다. 파란만장했던 궁예의 발자취에서 ‘안성의 궁예’는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이 석불이 말해 주는 듯하다. 안성지역에서는 유난히 많은 미륵불이 남아 있다.

국사봉은 규모가 작은 산이라 하루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자상한 성품의 중목은 일정을 하루 더 늘려 주었다. 두번째 국사봉 산행은 보개면쪽의 나들목으로 안내했다. 이곳에는 중목의 고향선배이자 스승으로 모시는 정장훈 선생이 고향마을 언덕위에 작은 집을 짓고 살고 계셨다. 젊은 날 경기도청의 도로건설과장을 위시, 도시건설관계 분야에서 오랫도록 일하신 분이라 지역의 지리를 소상하게 설명해 주셨다.

세 사람은 국사암에서 6시방향 정남의 450m 지점에 있는 쌍미륵사를 탐방했다. 이곳에는 쌍미륵불이 서 있다. 국사봉에서 멀지 않는 곳, 안성팔경의 제1경 칠장사에 들려서는 망부전 한 쪽 벽면에 그려진 궁예그림도 보았다. 세 사람의 화제는 자연스럽게 궁예로 모아졌고 궁예가 국사봉에서 기도한 내용이 ‘국태민안(國泰民安)’이었을 것임에 의견이 모아졌다.

 

안성 국사암에서 6시방향으로 45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쌍미륵사를 쌍미륵불이 지키고 있다.

■ 풍산개 테마마을… 늑대와 풍산개의 2세, 안성개의 탄생

국사봉 산행에서는 큰 덤 하나가 있다. 국사로(國師路) 나들목 70번 지방도는 덕산호수를 끼고 돌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한데, 지척의 거리 삼죽면 계곡길89에는 매우 이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풍산개 체험마을을 조성해 놓았다. 북한을 대표하는 명견(名犬) 풍산개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와 기회를 제공해 준다. 어른들 보다 어린이들에게 대단한 인기의 명소가 되어 있는 곳이다. 풍산은 북한 함경남도의 군(郡) 지명으로 풍산개로 세상에 크게 알려져 있다. 1994년 이웃사람인 노신만씨가 기르던 5마리의 풍산개를 ‘귀한 자원’이라며 이기운 풍산개마을 대표에게 양도한 것이 지금의 풍산개 테마마을의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 개들의 혈통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번식을 시켰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풍산개와 늑대의 교배로 2세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개의 이름을 ‘안성개’로 명명했고 애견가들의 인기를 모으게 했다는 것이다. 호랑이도 잡을 만큼의 용맹성을 갖었다는 풍산개는 주인에게는 복종심과 충성심이 매우 강한 일편단심의 개로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함경남도 풍산이 한 반도의 북녘이라 풍산개는 추위에 강한 개이기도 한데, 국내만이 아니라 미국의 교포사회로부터의 분양신청도 많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부모와 동반하여 풍산개공원에서 풍산개와 함께 놀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짜 놓았다.

안성은 기차와 전철이 닿지 않는 도시다. 그렇다고 교통이 불편한 곳은 아니다. 경기도 최남단에 위치, 경기도청 소재지 수원과 한강 이남의 수도권과는 가까운 곳이고 충남, 충북권과는 인접해 있다.

여러 지역에서 안성으로 가는 버스편이 많고 특히 국사봉 삼죽면 자락에 있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로 가는 여러 곳의 버스노선이 있다. 서울(남부, 동서울, 서초), 수원, 성남, 안양, 부천, 인천, 안산, 의정부의 노선버스편을 이용하면 국사봉의 국사로산행나들목에는 직행으로 닿을 수 있다.

글ㆍ사진=우촌 박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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