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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눈]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새 출발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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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립국악단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로 명칭을 바꾸고 탈바꿈이 한창이다. 경기음악, 시나위, 오케스트라. ‘경기 시나위 오케스트라’라고 하는 이름 하나로 신임 예술감독과 악단이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말해주는 매우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명칭이다. 원일 예술감독은 국악관현악에 대한 확실한 자기 기준을 가지고 있고 이를 오랫동안 주장해 온 바 있다. 음악적으로 실험해 왔던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그 새로운 내용을 채울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을 함께 만들고자 첫 걸음을 떼었다. 가장 한국적인 국악합주 음향체를 만드는 것. 그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리라.

경기 시나위는 남도 무속음악이 바탕이 되는 호남의 시나위와는 다른 정체성과 예술적 아름다움을 가진 음악이다. 지영희 명인으로 대표되는 경기도당굿의 시나위 음악은 도살풀이, 터벌림 등 호남지역의 시나위와는 매우 다른 음악적 색깔을 지닌 음악이다. 관악기가 중심이 되는 명징하고 호방한 시나위 선율과 독창적인 장단체계는 그 원초적인 사운드로 인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찬사를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전통음악의 유산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이러한 경기지역의 전통음악을 이어받아 현재의 감성으로 풀어내는 개성이 강한 연주단체가 되길 바란다. 현재 전국에 많은 국악관현악단들이 존재하지만, 악단마다 각각의 개성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휘자의 음악적 지향점과 지역의 향토적 유산들을 잘 녹여내어 악단마다 차별화하고 볼거리를 만들어 내야 할 때이다. 그런 점에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새 출발은 국악계와 음악계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또한, 연주자의 창작력과 연주력의 복원. 이것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이번에 본인이 음악감독의 한 사람으로 참여한 신시나위 프로젝트에서 시도하려고 했던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서 n분의 1을 담당하던 자기 정체성을 딛고 일어서 온전히 자기 자신만으로 음악을 채워나가야 하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본인 역시 국악관현악단의 단원으로서 프로음악가의 생활을 시작했던 경험이 있기에 단원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고 한 번도 창작의 주체가 되었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작곡하고 즉흥연주를 해야 하는 괴로움을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함께 헤쳐나갔다. 시나위를 알아가고, 즉흥을 경험하고, 자신의 독주곡을 창작하면서 치열한 내면의 싸움을 헤쳐나가는 노력. 이로 인한 ‘한 사람’의 변화가 새롭게 만들어진 어떤 음악보다도 가장 값진 성과라고 생각한다.

국악의 역사를 돌아보면 창작자와 연주자가 분리되지 않았던 시절이 그렇지 않은 시간보다 10배, 20배 더 길다. 한국 전통음악의 핵심인 ‘연주가의 창작력’과 ‘연주 자체의 원초적인 힘’으로 성큼성큼 걸어갈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한국음악계와 예술계에 더해 질 값진 자산이 되길 응원한다.

허윤정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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