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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남 칼럼] ‘말씀만 해 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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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비슬(奴顔婢膝), 주인 앞에서 머리를 조아린 사내 종의 얼굴과 계집 종의 무릎이라는, 굴종을 의미하는 사자성어. 지인이 보낸 카톡의 제목이다. 얼마나 속이 뒤틀렸으면~

 

통일부 장관(조명균)이라는 사람이 지난 5일 남북 10ㆍ4선언 11주년 기념대회(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행사에 3분 지각했다고 카운트파트인 북한 리선권(조국평화통일위원장)에게 “단장부터 앞장서야지~” 운운하고 시계 핑계 댄다고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을 닮는다”는 막말을 듣고도 한 마디 못하고 수모를 당한 채 돌아왔다.

또 지난 15일엔 북한에 철도와 도로를 놓는 문제를 협의하는 판문점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이 제동을 거는 문제)남측이 잘 알 테니 분투하길 기대한다”고 하자 “말씀 주신대로 풀어갈 것”이라고 답했다는 보도다. 왕의 분부에 신하가 머리를 조아리는 모양새다. 국격과 국민의 자존심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렇게 북한에 비굴한 사람이 자기 국민에겐 당당함을 넘어 폭거를 저지른다.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 공동취재단(4명) 가운데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를 탈북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취재를 불허(배제)했다. ‘언론 자유 침해’에다 ‘북한 눈치 보기’의 정점을 찍었다. 이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 인식 자체가 없는 모양이다. “남북 고위급 회담의 여러 상황을 감안해 판단”했단다. 북한은 아무 요청도 없었는데 ‘알아서 기었다’는 말이다. 재발 방지 약속도 없다.

 

장관이라는 사람이 ‘언론의 자유’가 무슨 의미인지 조차도 모르는 모양이다.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후자(정부 없는 신문)를 택하겠다”(1787년)고 한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어리석음쯤으로 판단하고 있는 태도다. 북한 정권의 폭압에서 자유를 찾아 탈북한, 지금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된 탈북자들을 감싸 안아야 할 주무부처 통일부 장관이 이 모양이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이것은 비핵화 문제, 남북교류문제, 남북경협문제를 떠나 언론의 자유와 인권이 보장돼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반 인권적, 반 헌법적 행태”라고 성토한 남북군사합의 검증특위(자유한국당)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단체는 물론 북한인권탈북단체총연합에 소속된 북한민주화위원회, 탈북자동지회, 북한전략센터 등 30여 개 단체는 ‘탈북 기자 차별 사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청와대를 항의 방문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상학 북한인권탈북단체총연합 상임대표는 “통일부의 이번 결정은 3만3천명의 탈북자를 3등 국민으로 만들어버린 불합리한 처사”라며 “탈북자들이 한국에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통일부가 오히려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찌 이런 일이~.

 

“‘역사상 지금처럼 언론의 자유가 구가되는 시기는 없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의 그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입니까?”(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이 아니라 북한 리선권 밑에서 일하는 조평통의 사무관 같은 짓“이라는 이 지적에도 동의 한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IPI(국제언론인 협회)의 바바라 트리온피 사무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결정은)귀하의 정부가 지키겠다고 약속한 민주적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새로운 선례를 세워 앞으로 북한이나 남북대화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인들을 조용하게 만들려 시도할지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미국으로, 유럽(프랑스. 이탈리아)으로, 유엔에서 벨기에 아셈(ASEM)으로 심지어 교황청에까지 찾아가 자기 나라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 북한 대변에만 열을 올리고 장관이라는 사람은 북한 앞에서 설설 기는~ 눈치 보기에 바쁘다. 

당 대표라는 사람은 북한에 가서 국가보안법 폐지, 정권을 다시는 뺏기지 않겠다고 헛소리나 하고, 북방위원장이었던 사람은 북한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가족적인 나라라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주사파 정권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외국 언론들로부터는 북한 대변인이라는 손가락질을 받는다.

 

송수남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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