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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의정부,'경찰대 폐지론'에 대해 고참들에게 보내는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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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철오 기자
▲ 조철오 기자
기자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다. 동창 가운데 ‘수원 1등’이란 타이틀을 가진 촉망받던 수재가 있었다. 친구의 명석한 두뇌는 전국에서도 손꼽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존재쯤 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친구는 품행까지 훌륭했다는 점이다. 친구는 입신양명의 상징이던 서울대 의대 대신 경찰대를 선택한다. ‘국가에 투신한다’는 제복의 신성함이 청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최근 순경 출신의 한 경위가 ‘경찰대 폐지’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며 내부에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논란이 일 때마다 기자는 동창의 안부가 궁금했다. 그 친구는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까.

사실 경찰대 폐지론이 나온 배경에는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 찬 ‘일부’ 경찰대 출신과 하급자로 순경 출신이 함께 부대끼며 생긴 깊은 골이 원인이다. 여기에 깃 수로 묶인 선·후배 간 주요 보직을 함께 공유하는 습성, 승진을 챙겨주는 등 카르텔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보이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그러나 내부는 뜨거운데 정작 국민은 관심이 없다. 밖에서 바라볼 때 경찰은 순경부터 치안총감까지 하나로 인식되는 데 무엇이 논란인지 알 수 없어서다. 검찰·경찰 수사권 독립, 경찰청 위상승격 등 풀어야 할 외부 논의가 산더미인 오늘날, 논란이 오히려 둘로 나뉜 경찰 간 헤게모니 다툼처럼 비칠까 우려된다. 경대(경찰대)와 비(非)경대가 한 부서에 함께 일하는 현실인데 자칫 그릇을 깨트릴 분열은 소모적이란 게 냉정한 결론이다.

경찰대 출신은 반발보다 폐지론이 나온 배경에 스스로 ‘문제는 없었나’며 겸연쩍게 자성해야 한다. 출신을 떠나 하나같이 경찰을 사랑하는 이들이다. 이에 경찰대 출신에 한마디 충고할까 한다. 경찰대가 생긴 지 벌써 40년, 1~5기 등 퇴임자들이 속속 제2의 직업을 찾아 도약하는 시점이다. 논란의 경찰대지만 밖에서 권리 신장에 앞장서는 표창원 국회의원(경찰대 5기)을 바라보며 한뜻으로 지지하는 게 경찰이다. “역시 경찰대 출신이 일도 잘하고 훌륭해”라는 인식을 내부와 국민에게 보여줄 때다. 백세시대를 맞아 밖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들이 경찰의 우산이 되길 바란다. 내 친구가 어렸을 적 택한 신념이 옳았다는 점도 실천해주는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길 희망한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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