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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A교수가 물었다 “조 기자, 공부 어디까지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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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국립 한경대학교로부터 박사학위를 얻은 천동현 경기도의원(새누리당·안성1)을 두고 당시 지도교수였던 A교수가 기자와 통화하던 중 갑자기 이렇게 물었다. 교수는 기자에게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에 대한 ‘관행’을 설명했는데, 기자가 이를 ‘상식’ 수준에서 이해를 못하자 이처럼 반문한 것이다.

 

앞서 기자는 천 의원이 2012년 2월 취득한 박사학위 논문과 그보다 4개월 앞서 A교수가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비교,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총 3번에 걸쳐 천 의원과 A교수 간의 석연찮은 정황도 담아 보도했다. 논란의 논문과 연구용역보고서를 살펴보면 서론과 결론의 내용은 같았다. 심지어 일부 10여 페이지는 통째로 95% 이상 같았다.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비(非) 상식적 결과물을 두고 A교수는 “천 의원이 연구보고서에 비공식적으로 참여, 함께 고생했다”며 ‘원래 박사학위 논문은 이렇게 따기도 한다. 대학원 생활은 그렇다’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아마 반문의 요지는 ‘대학원 경험도 없는 기자가 박사학위 따는 문화를 어찌 알겠느냐’는 것을 에둘러 비꼰 것이라고 여겨진다.

‘상식’을 묻자 ‘관행’ 상 그래도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대로 옮겨진 것과 표절은 다르다고 설명하는 관행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겠다. 특히 그 관행의 대상자가 하필 지역구 도의원이며, 논란의 연구용역보고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해당 의원이 나서서 국민의 세금을 지원했다는 것도 제대로 납득할 수 없다.


다시 되돌아가 보자. 무엇보다 국립대 교수가 말한 “공부 어디까지 했어?”라는 반문은 아무리 다시 곱씹어봐도 상식 수준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는 흡사 권위자가 비(非) 권위자를 짓누르기 위한 외압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면에는 권위자로서의 우월감마저 담겨져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아는 교수는 분야의 권위자로 평생을 공부에만 전념한다. 많은 이들이 사회 초년을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조직사회에 적응해가면서 사는 삶과는 조금 다를 듯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는 의미다. 박사학위까지 따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에 비해 많이 배우지 못한, 대신 사회통념상 옳고그름을 고민하며 사회 생활하는 일반인들을 대신해 조심스레 한 마디만 여쭙고 싶다. 용역 책임자이자 천 의원의 지도교수이기도 했던 A교수가 과연 이 같은 사실을 몰랐을까. 


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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