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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애리 칼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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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 10년 전 제가 월드비전을 통해 처음으로 만난 아이. 인공장루로 늘 위축되어 있던 아이였지요. 그렇게 몽골을 시작으로 많은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때로는 거리 맨홀 속에서, 때로는 지진지역 쓰나미 현장에서, 집이라 할 수도 없는 움막 같은 곳에서, 아동노동을 하는 현장에서, 영양실조로 힘겹게 숨을 이어가는 배고픔의 자리에서 많은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흔히 어린이를 떠올리면 따라오는 모습이 있습니다. 까르르 거리는 웃음소리와 놀이터에서 맘껏 뛰노는 모습. 티 없이 맑은. 그것이 바로 어린이겠지요.

 

하지만 그동안 제가 만난 아이들은 많이 구겨져 있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고아가 된 아이들. 그저 먹는 것이 소원인 아이들. 그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요. 얼마나 두려울까요.

 

저는 연기자다 보니 촬영장에서 많은 아역배우를 만납니다. 그 작은 아이들이 어찌나 연기를 잘하는지 신기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간혹 그 아이들을 보며 슬플 때가 있습니다.

아이가 아이답지 못할 때. 어른처럼 처세하며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것처럼 보일 때 기특한 것이 아니라 슬프더군요.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는데. 그 조차도 어른의 잘못이겠지요.

 

그런데, 제가 만난 우리 아이들은 그 조차 뛰어넘는 공허한 눈빛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굶주림만 없으면 좋겠다는 그 아이들은 늘 저를 아프고 슬프게 했습니다.

 

그 아이들을 품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한 명, 또 한 명. 앞으로 만날 아이들도 품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언 261명이 되었네요. 물론 그중에는 아픈 사연 때문에 제 가족이 된 아이도 있습니다.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한 아이 죠슈아…. 말라리아로 먼저 하늘나라에 간 아이. 죠수아는 제게 참 많은 눈물을 주었지만, 그래서 일을 더 미루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견디고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아이들은 계속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그래서 서둘러 더 많은 아이들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아이들을 보내고 눈물만 짓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네 맞습니다. 저는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아이들을 품고 싶습니다.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위태로운 생명을 살리는 일이니까요. 조금 힘들더라도 그 정도의 가치는 충분히 있지 않을까요. 그보다 더한 일이 세상에 그 무엇이 있을까요.

 

저도 그렇게 잠을 조금 덜 자고 갖고 싶은 거 조금 참고 조금 더 절약하고 그렇게 해서 더 많은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하는 기도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다 만나게 해달라고. 제 60세 생일쯤으로 잡고 있지만 더 일찍이어도 조금 늦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어쩌면 평생 동안 한 번도 못 만날 수도 있는 우리 아이들.

직접 만나서 눈을 마주치고 어깨를 토닥이며 맛있는 것도 먹이며 그동안 견뎌줘서 고맙다고 꼬옥 안아주고도 싶습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향해있는 그 사랑이 관념이 아니고 실체임을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힘으로 세상 살아갈 힘을 얻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에겐 ‘정애리’로 연결된 또 다른 많은 형제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힘이 돼주는 또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흘려보내는 그런 아이들이 되라고 꼬옥 다 같이 만나고 싶습니다. 생각만 해도 행복합니다.

 

월드비전과 함께 한 10년. 어쩌면 그 시간은 제게 가장 많은 선물을 준 시간입니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얻을 수 있었겠으며 어떻게 이렇게 행복을 얘기할 수 있었겠어요. 새삼 감사합니다. 제게 이 일을 허락해주신 하나님. 함께 해준 월드비전. 견뎌준 아이들. 그리고 행복에 동참해주신 많은 후원자들.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정애리 월드비전 친선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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