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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돋보기] 미래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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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시부모님을 돌봐드리러 간다. 팔십이 넘으신 시어머님은 치매로 휠체어 생활을 하시며 아직 정정하신 시아버님이 아픈 시어머님을 돌보신다. 두 분을 도와주시는 요양인 아주머니가 계시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며느리인 필자가 직장이라도 그만둘 판이다.

간혹 요양시설에서 부모님들이 생활하시도록 하는 가정도 있으나 맞벌이 가정인 우리 부부는 조금 남는 여유로 요양인 아주머니를 고용해 두 분을 집에서 모시기로 했다.

내게는 장성한 아들과 딸이 있다. 혹시나 이들이 나중에 우리를 부모님 모시듯 돌봐줄까 생각해보면 절대 그렇지 못할 것 같다. 5포세대인 이들은 아직도 반반한 직장도 가정도 꾸리지 못했다.

대학을 4년 이상씩 다니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이들은 안정적인 연애나 혼인은 아직 꿈도 못 꾸고 있다. 이십년 전까지만 해도 이십대 후반 정규직으로 시작하던 청춘들이 이제 비정규직 직장도 구하기 어려운 판이니 이들에게 부모에 대한 부양의 의무까지 짐 지우기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학자들은 2020년 우리나라의 65세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5%에 이르게 된다고 예측한다. 확실히 고령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노인이 되는 2030년에는 1명의 젊은이가 2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는 모두 1.2명이라는 출산율 때문에 발생하는 일인데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이 현재보다 더 나아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출산율은 더 떨어질 수도 있겠다.

노동시장이 나아지지 않으면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얻기 어려울 것이며 일자리 없는 이들은 혼인이나 출산을 모두 기피할 것이므로 지금 같은 만혼과 노산의 현상은 결국에는 아이를 생산하지 않고 사는 가구 수를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단적인 예로 우리 집 아이들 둘은 별로 결혼에 대한 달콤한 꿈이 없다. 극한의 경쟁으로 내몰린 중고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진학을 했으나 꽁꽁 얼어붙은 취업시장으로 인해 사회진출은 암초에 부딪혔고 그러다 보니 연애나 혼인 출산 등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썸탄다’라는 말이 유행이다. 가끔 여자 친구를 만나는 기미가 보이는 아들에게 하루는 사귀지만 말고 결혼도 생각해보라는 취지의 말을 꺼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자기들은 사귀는 것이 아니란다.

그냥 ‘썸’ 좀 타는 사이라는. 썸과 연애의 차이는 책임을 지느냐 안 지느냐의 차이라는 답변과 함께. 자신은 아직 부양의 책임을 질 위치에 있지 않으니 누구에 대해서도 부담감을 갖고 싶지 않단다. 이렇듯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 힘든 젊은이들에게 있어 미래에 대한 불안은 불같은 연애 감정조차 누리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경제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젊은이들의 좌절은 계속될 것이며 이들이 좌절하는 동안은 1.2명이란 출산율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부부는 이번 주말에도 어김없이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어른들께 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이런 수발을 받을 기회조차 없을 것이란 사실이 맘을 울적하게 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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