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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돋보기] 봄꽃처럼 희망이 도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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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영향인지 온천지에 꽃잔치다. 날리는 벚꽃 잎 아래를 걷다보면 빡빡한 일상에 얼어붙었던 마음까지 다 녹아내리는 듯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잠시뿐, 언론매체에서 연일 보도되는 높은 분들의 부당행위는 평범한 우리들의 맘을 도로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법 개정을 하면서까지 정부는 전직 고위인사들을 산하기관으로 내려 보내고 민주투사 연하던 국회의원들은 국가예산을 투입하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자신의 재산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은 늘상 적폐해소가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강조하고는 있으나 심지어는 비리로 수사 받던 재벌기업 회장이 목을 매면서 이름만 대도 알만한 우리나라 전ㆍ현직 청와대 고위층까지 상납고리라고 발고하기에 이르렀다.

사태가 이지경이 되고 보니 평범한 시민들은 누구를 신뢰하고 따라야 할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평범한 납세자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위정자가 출현해줄 것을 기대했었지만 보궐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정치권의 행태는 세태가 전혀 나아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과거 정권의 부패비리에 앞장섰던 전직 정치인들의 목소리는 오늘날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뻔히 넌센스임을 알면서도 각 지역의 맹주라는 과거의 그분들에게 알만한 정치인들이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유권자들에게 혀를 끌끌 차도록 만드는 구태로 재연되고 있다.

세월호는 그것대로 미완의 과제를 남긴 채 막을 내리고자 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의 싸움판이 됐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논의하던 노사정 협상은 결국 결렬돼 이번 봄 노동계의 대정부 투쟁이 예상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다보니 매달 월급봉투를 들여다보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월급쟁이 소시민들은 점점 정치에 냉소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정치얘기는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과연 정치권은 이 같은 사태를 알고나 있을까? 정말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다. 누가 누구를 다스린다는 것인가? 령이 서지 않는 권위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적폐해소를 한답시고 제일 힘없는 정부 산하기관의 과거 정산내역을 들쑤시는 일로 세상이 깨끗해질 것이며 그것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만에 하나 이 정도로 보통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면 시대착오적이다. 검찰총장은 자살한 기업인의 옷 주머니 속에서 발견한 메모지 한 장으로 부패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기껏해야 한 부처의 수장이 자신보다 더 강력한 권력 속 핵심인사들의 비리를 제대로 들춰내기나 할까? 국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만일 이번에도 세월호 사건 때처럼 가장 힘없는 공무원 한두 명 처벌하고 말 일이라면 그냥 수사니 재판이니 하지 말고 현재 논쟁에 휩싸인 사람들 모두가 앞에 나와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부터 하는 게 옳다. 과거 학창시절 단체기합을 받을 때, 잘못한 친구와 함께 공동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벌받았던 일, 기억나지 않는가? 당시를 회상해보면 좀 억울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비행을 저지른 친구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책무의 방기, 그것이 내 잘못이었다. 국민들이 보고 싶은 장면은 잘잘못을 따지는 아전인수 격 난장판이 아니라 동료들의 잘못도 자신의 부끄러움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바로 그런 리더십이다. 맘 좀 편하게 아름다운 봄을 만끽하고 싶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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