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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균의 스케치여행] 2014년 괭이부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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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몰랐었네/그것이 행복인 줄을/하루치 땀방울 흠뻑 쏟아내고/둥지 들어 도란도란 어둠을 사를 때/지금 발 디딘 여기 이 자리/하찮은 일상에서 흐뭇함을 느낄 때/이 순간이 행복인 것을/뜬구름 잡으려 헤매는 무리들/오늘도 빈 하늘만 찾아 떠도네 <중략> 행복은 언제나 /이름표도 색깔도 없이/지금 나 있는 여기/이 순간을 나그네로 서성이고 있네 –전석홍의 시 ‘행복 찾기’는 지금 내가 서성이는 곳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수년전에 찾았던 괭이부리 마을은 거대한 포크레인에 무너지고 있었다. 가난했지만, 외로웠지만, 한 시절 살아온 희노애락들이 사라진다. 잊지 못할 애환의 증거가 지워지는 것이다. 뻘건 황토가 핏덩이처럼 속살을 드러낸 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능청을 떨고 있다. 새로 지은 깔끔한 아파트가 바로 옆에 점령군처럼 서서 괭이부리 사람들을 받아들였다.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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