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박 사이트

[임병호 칼럼] 여인천하

임병호 논설위원ㆍ社史편찬실장 [email protected]
기자페이지

카지노 도박 사이트

현 시점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지도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라고 하겠다. 2005년 독일의 첫 여성 총리에 오른 그는 독일을 유럽연합(EU) 핵심 국가로 이끌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긴축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독일판 철의 여인’으로도 불린다. 독일 보수정당인 기독민주당을 이끌면서 사회민주당과의 대연정을 통해 안정적으로 국정을 수행한다. 그는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4년 연속 1위에 오를 만큼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남미 최대국 브라질을 이끄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도 대표적인 여성 지도자다. 과감한 추진력의 소유자이면서 대중적 인기 역시 높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80%에 달했다.

변호사 출신의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미혼으로 호주 사상 첫 여성 지도자가 됐다. 온화하지만 정책 대결에선 전사(戰士)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헬레 토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 셰이그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요한나 사귀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 에블린 비드머 슈룸프 스위스 대통령도 여성으로 한 나라를 이끌고 있다.

아시아권에선 남편 또는 가족의 후광을 입고 지도자에 오른 사례가 여럿 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대표적이다. 라이베리아, 코스타리카, 리투아니아, 트리니다드토바고, 코소보, 자메이카, 말라위, 산마리노 역시 여성 지도자를 택했다. 세계 최초의 여성 총리로 기록된 스리링카의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 전 총리는 평범한 주부였다. 그러나 남편인 솔로몬 반다라나이케 전 총리가 1959년 암살된 이후 정치에 입문했다.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첫 여성 대통령, 부녀 대통령이 탄생됐다. 혹자들은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을 ‘공주’ 운운하지만 가당찮다. 영부인인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문세광의 훙탄을 맞고 스러졌다. 작고한 어머니 대신 22세부터 5년간 ‘퍼스트 레이디 대행’의 삶을 살았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도 1979년 10월26일 중앙정부장의 총탄에 서거했다. 박 당선인은 “한 분도 아니고 부모님 모두 총탄에 피를 흘리며 돌아가신 가혹한 이 현실이 원망스러웠다”며 “핏물이 가시지 않은 아버지의 옷을 빨며 남들이 평생 울 만큼의 눈물을 흘렸다”고 회고한 적이 있었다.

아버지의 9일장을 마친 박 당선인은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이로써 만 15년 간의 청와대 생활이 끝났다. 박 당선인은 신당동에서 성북구 성북동, 중구 장충동을 거쳐 1990년 현재의 강남구 삼성동 단독주택으로 옮겨 정치권에 입문하기까지 18년간 ‘칩거’ 생활을 이어 갔다. 이 기간은 박정희 체제하에서 잘나가던 인사들이 ‘배신’하는 등 박 당선인에게 암흑기와 같았다.

그러나 박근혜는 4선의 국회의원으로 제18대 대통령에 출마, ‘독재자의 딸’이라는 공격을 받으면서도 1천577만3천128표라는 역대 최다득표로 당선됐다.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이 된 역사’를 스스로 썼다.

2007년 2월 중순 미국에 갔을 때 박 당선인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설에서 “내겐 아버지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박정희’를 당당하게 자랑했다. 그해 3월16일 경남 양산 통도사를 방문했을 땐 성타 스님이 박 당선인에게 “여왕이 될 사람은 오직 박근혜뿐”이라며 “여왕 탄생을 축하한다” 는 덕담도 했다. 5년 뒤이지만 성타 스님의 예언이 들어맞았다.

지난 20일 오전 박 당선인은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첫 기자회견에선 “대탕평책으로 분열ㆍ갈등의 역사를 끊고 소외되는 분 없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겠다”고 천명했다. 바라건대 메르켈 독일 총리처럼 48%의 반대진영 요구도 받아 들였으면 좋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앞으로 세계여성 정치지도자 18명 중 가장 존경받는 ‘사람’으로 성공하길 기대하는 바 크다.

임병호 논설위원ㆍ社史편찬실장

© 경기일보(committingcarbicide.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