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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전어 돌아올까”…추분 지나며 기대감 증폭

이맘때쯤 제철 무색 ‘횟집 한숨’… 올해 수온 높아져 어획량 급감
주문해도 무소식 ‘귀하신 몸’... 도매가격 예년비해 2배나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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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수온에 어획량이 줄며 가을철 대표 별미인 ‘전어’ 판매가 어려워진 횟집에서 상인이 벽에 붙인 안내문을 정리하고 있다. 금유진기자

 

“늦더위가 한풀 꺾였으니 때늦은 전어 장사를 기대해 봅니다.”

 

지난 22일 오전 1시께 찾은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횟집. “가을 매출의 일등 공신인 전어가 없어 영 재미를 못 봤다”는 횟집 사장 이승남씨(54)는 가게 벽면에 붙인 ‘전어를 주문해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종이를 떼며 장사를 정리하고 있었다.

 

매년 9월이면 제철 맞은 전어를 판매하며 매출을 올리던 이씨의 올가을 풍경은 사뭇 달랐다. 수온이 높아지며 우리나라 해역에서 전어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한 탓이다.

 

이씨는 “매일 아침 유통처에 문의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올해 전어는 포기하라’는 말 뿐”이라며 “운이 좋아 전어가 잡힌 날에도 높은 가격에 전어를 사들이고 있다”고 푸념했다.

 

경기지역 횟집 70여 곳에 횟감을 납품하는 20년 차 수산 유통업자 구민수씨(45)도 “29도를 넘나드는 수온에 전어가 바닷속 깊숙이 내려가면서 고소함을 잃고 몸집도 작아졌다”고 말했다. 저수온에서 어군을 형성하는 전어는 통상 15~25도 정도의 환경을 선호한다.

 

그러면서 “날이 선선해졌지만, 수온은 금방 떨어지지 않아 10월 초 정도 전어잡이가 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염의 장기화로 수온이 높아지며 가을을 대표하는 전어가 사라지고 있다.

 

23일 국립수산과학원 ‘2024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6년 동안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1.44℃ 올라 전 세계 평균(0.7℃)의 두 배를 웃돌았다. 기온 변화로 인해 1980년대 151만t 수준이었던 어업 생산량은 2000년대 들어 116만t까지 떨어졌으며, 2020년대에는 100만t을 밑돌고 있다.

 

양식업 역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양식업 피해는 총 3천260억원이었으며 이중 고수온 피해가 60%(1천947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어업 피해로 수산물의 도매가도 출렁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어의 최근 ㎏당 도매가는 2만5천원대를 기록했다. 매년 도매가가 1만원에서 1만2천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올랐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학과 교수는 “10년 주기 태평양 진동의 영향으로 바닷속 깊은 곳까지 높아진 수온은 길면 내후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어업 종사자들은 양식의 방법이나 취급 어종의 변화 등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기후변화 시대에 국민들이 우리 수산물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소비하고, 어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해 안정적으로 생업에 종사하실 수 있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