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의 아이는 지적장애아가 아니라 단지 학습이 부진하거나 지적 수준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아이들입니다. 느린학습 아이들이 청소년, 성인이 돼 자립할 때까지 지원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올해 3월 지역아동센터 경기북부지원단을 맡은 김경희 단장의 각오다.
지원단은 올해 ‘나답게 크는 아이 지원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이 사업은 방과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의 느린학습 아동들에게 인지·정서·사회적응력 향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느린학습 아동들은 지능지수가 70~85인 경계선 지능을 보이며 인지, 사회적 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학습이나 사회 적응, 대인관계 같은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장애 판정을 받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김 단장은 “느린학습 아이들은 소외받고 있다.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도 사회에서 인정받는 일을 못했고 누구에게도 ‘인정’이란 것을 받아본 적 없는 삶을 산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도 ‘칭찬’이란 것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지원단의 전문강사에게 교육을 받은 후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전했다.
이 사업은 느린학습 아이들을 케어할 전문강사를 채용해 육성하는 단계다. 현재 20곳에 20명의 전문강사를 파견해 아동 80명을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더 많이 파견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양주시가 지난해 느린학습 아이들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등 최근 지자체들이 경계선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전문인력이나 지원 조직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지자체가 실질적인 예산 및 지원체계를 갖추도록 설득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계선 아이들이 성장해 지역사회에서 구성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 단장은 “지원단은 차츰 노하우를 쌓아 가면서 전문성을 갖춰갈 것”이라며 “이쪽에도, 저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감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단이 더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