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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아슬아슬 ‘스몸비족’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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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옆에 없으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시작해 잠들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는다. 밥을 먹을 때도 보고, 화장실에서도 본다. 심지어 운전을 할 때도 본다. 길을 걷거나,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본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길거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을 넋 빠진 시체 걸음걸이에 빗대 ‘스몸비(smombie)’라고 한다.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다.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매인 세태를 풍자한 것으로 2015년 독일에서 처음 사용됐다.

 

현대인의 스마트폰 사용은 지나치다. 상당수가 중독자다. 걸을 때나 운전할 때도 시선이 스마트폰을 향해 있어 각종 안전사고가 늘고 있다. 눈은 스마트폰에 고정돼 있고, 귀는 이어폰을 끼고 있어 눈과 귀를 닫고 다니는 것이나 다름없다.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다.

 

TAAS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기도내 횡단보도 보행 중 발생한 교통사고는 연 평균 1천389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상당수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것이다.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보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도 있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은 음주운전만큼 위험하다.

 

AXA손해보험이 운전면허 소지자 1천400명을 대상으로 한 ‘2023 운전자 교통안전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8.1%가 ‘운전 중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며 횡단보도를 걷는 보행자를 경험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2.4%는 주행 중 스몸비족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 상황을 겪었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걷게 되면 거리 감각은 40~50% 떨어지고 시야 폭은 56%로 좁아진다. 이어폰까지 끼면 자동차 경적 등 소리가 안 들려 사고 위험이 더 크다.

 

지자체와 경찰서 등에서 스몸비족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보행 중 스마트폰 주의’ 교통안전표시를 하고 바닥 LED 보행 신호등, 음성 안내 보조장치 설치를 확대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낮다. 해외 사례처럼 스몸비 사고 방지를 위한 법적·행정적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