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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vs 애물단지… 경기 서부 데이터센터 ‘뜨거운 감자’ [로컬이슈_ 서부권 리포트②]

파주·고양·김포·부천, 도내 9곳 진행 중
모두 자산운용사가 임대용으로 건설
3곳은 연면적 7만㎡ 넘는 초대형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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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사용이 승인된 고양특례시 덕양구 향동동 소재 데이터센터 전경. 신진욱기자

 

경기 서부권에 데이터센터(DC) 건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경기서부권역이 DC의 성지가 될 것인지,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인지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DC는 통신사 등이 활용할 목적으로 구축해 운영하는 자체 보유용과 임차인에게 서버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대(코로케이션)용으로 나눌 수 있다.

 

통신사 및 SI(시스템통합, System Integration)기업이 주로 보유해 왔던 상업용 데이터센터 시장에 최근 들어 건설사, 부동산 운용사, 금융사 등의 참여가 늘면서 유망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경기 서부권에서만 9곳 사업 진행 중

 

고양특례시에서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 4곳은 SKT, KT 등 통신사와 ESR켄달스퀘어, 캐피탈랜드 등 글로벌 부동산자산 운용사가 소유하고 있다.

 

사업이 진행 중인 9곳은 모두 자산운용사가 임대용으로 건설하는데 3곳은 연면적이 7만㎡가 넘는 초대형 규모다.

 

9곳의 추진상황을 보면 2곳(고양·부천)은 공사 중, 2곳(고양·김포)은 착공 신고 단계다. 3곳(고양·부천2)은 건축허가는 받았으나 착공 전이며, 2곳(파주·부천)은 건축허가를 받기 전이다.

 

한편 카카오가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위치한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추진했던 100㎿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양측의 이견으로 지난해 11월 최종 무산된 바 있다.

 

경기 서부권 데이터센터 현황. 각 지자체 제공

 

■ 데이터센터, 경기 불황 속 효자 종목으로 자리 매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생성형 AI의 확산 ▲클라우드 도입 증가 ▲DC 다중화 의무화 등 3가지 이유로 DC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평균 임차기간이 10년 이상으로 장기계약인 데다 재계약률도 높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에 사모펀드 등 해외투자자의 한국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는 DC를 새로운 먹거리이자 마지막 희망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10곳을 수주한 GS건설은 단순 시공에서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덕이동 DC의 개발법인인 마그나피에프브이(PFV)의 지분을 51% 넘게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에는 DC 운영을 담당하는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설립했다.

 

관련 업계는 디씨브릿지를 통해 사업 개발과 시공은 물론 영업·운영에 이르는 전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파주 LG디스플레이단지 내 DC 건립을 추진 중인 통신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업단지 내여서 기존 전력 및 용수 확보에 이상이 없고 외곽이어서 주민 민원 반발 역시 없다. 현재 설계 중이며 국내외 굴지 테크 기업 AI 데이터센터 유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양특례시 일산서구 덕이동에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조감도. 고양특례시 제공

 

■ 시공에 문제는 없나

 

건축법 시행령에 따르면 방송통신시설인 DC는 전용주거지역과 보존녹지지역을 제외한 모든 용도 지역에 건립이 가능하다. 아파트단지 근처에 들어설 수 있는 이유다.

 

고양 덕이동 DC는 부지 경계선을 기준으로 아파트단지와 약 50m 떨어져 있고, 이미 운영 중인 장항동 SKT DC는 499가구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과 9m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전력공급도 문제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DC의 평균 연간 전력 사용량은 25GWh로 4인 가구 6천세대가 쓸 수 있는 양이다.

 

DC가 이웃 지자체에서 전력을 빌려 쓰는 경우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부천시가 허가한 DC 두 곳은 인천 부평구 갈산변전소로부터 15만4천V 특고압 전압의 지중 선로를 약 4.5㎞ 설치해야 하는데 부평구와 상동 주민들이 도로굴착 허가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고양 덕이동 DC의 고압선로가 아파트 단지 땅속으로 지나가는 파주 운정 가람마을 7단지 주민들은 대책위를 꾸려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발로 파주시가 지중관로 설치를 위한 도로굴착 허가를 반려하자 GS건설은 지난 1월 행정심판을 신청했고 청구가 인용돼 도로굴착을 앞두고 있다.

 

고양 덕이동 DC 시공사인 GS건설 관계자는 “건축허가는 법적으로 문제없이 적법하게 진행됐고 주민들이 걱정하는 DC 유해성은 크지 않다”며 “오히려 일산가구단지 사거리 주변의 경관이 개선되고 보행 여건도 크게 향상될 것이며, 건설과 운영을 통해 고양시와 인근 지역의 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 및 운영 과정에서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해결해 가겠다”고 밝혔다.

 

고양특례시 덕양구 오금동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전경. 신진욱기자

 

■ DC 건립에 찬반 의견 갈려

 

DC 유치 효과를 놓고 찬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찬성 측은 일자리 창출 및 관련 IT 기업의 투자 유치, 세수 증대 등의 경제적 효과를 낳고 전·후방 연관산업 역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양환경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환경유해 시설이라는 주장은 전근대적인 사고 방식이다. 인구 108만명인 고양에 DC는 꼭 필요한 사실이다. 환경에 미치는 피해가 극소수이므로 더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들 역시 세수 확대와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이 없고 하이테크산업으로 유치를 통해 다른 첨단 산업들도 함께 유치할 계획으로 적극적 찬성 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면 소수의 관리 인력만 필요해 고용 창출 효과가 없고 보안 수준이 높아 고립될 가능성이 크므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다수의 환경단체들은 엄청난 양의 전기와 물을 소비하는 DC의 확장은 안전 및 공기·수질·토지·기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선홍 글로벌 에코넷 상임대표는 “전자파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연구사례가 외국에는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언론과 학계를 동원해 문제 없다는 주장만 계속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로컬이슈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