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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비예술의 경계…주앙 시몽이스 첫 한국전 ‘in Repose’展 [전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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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앙 시몽이스 개인전 ‘in Repose’ 전시 전경. 안노연기자

 

헨리 플린트는 1961년 자신의 짤막한 글에서 개념 미술을 ‘무엇보다도 개념을 재료로 하는 예술’로 정의했다. 음악의 재료가 소리이듯 개념 미술은 언어(language)를 소재로 한 예술의 한 종류다. 미술관에 덩그러니 오브제 하나가 놓여있어 관람객에게 ‘예술인지 아닌지’ 고민하게 만드는 난해한 작품을 떠올리면 된다.

 

mM(엠엠)아트센터가 오는 9월1일까지 선보이는 주앙 시몽이스 개인전 ‘인 리포즈(in Repose)’도 관객에게 이 같은 당혹감을 선사한다.

 

그는 1996년 파리 현대미술관 초청으로 작품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 중인 포르투갈 작가다. 2012년엔 포르투갈을 대표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주한 포르투갈대사관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그의 첫 아시아 개인전인 동시에 한국에서의 그의 첫 예술 실험이다.

 

사방이 거대한 철판으로 둘러싸인 350㎡ 규모의 거대한 전시실에 들어서면 빔프로젝터 하나가 놓여있다. 그가 수년간 작업한 내용이 담았지만 작동하지 않는다. 전원이 껐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명이 ‘인 리포즈(휴식 중)’인 이유다.

 

주앙 시몽이스 개인전 ‘in Repose’ 전시 전경. 안노연기자

 

개념 미술은 형태와 색, 재료로 대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 그 자체가 예술의 핵심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드러내고자 한 것은 ‘영상을 상영하면 예술이 되지만 상영하지 않는 것도 예술이 될 수 있는가’란 다소 도발적인 질문이다.

 

더 넓게는 예술의 본질에 대한 고민은 물론 시각적 요소를 넘어선 철학적 영역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도 경기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이 “예술인지 아닌지 관객에게 의문을 던지고 싶다”고 설명했다.

 

관객 역시 다양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혹자는 예술이 아닌 장난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작가의 의도가 담긴 작품으로서 의미를 유추하려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결과에 도달하든 이번 전시에서 관객은 자신만의 해석을 찾는 과정에 참여하고 작가와 모종의 소통 관계에 도달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이번 전시는 나와 대중이 나누는 대화”라고 했다. 특히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느낄 의문은 자신도 마찬가지”라며 “작가이면서도 관객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시를 찾은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예술인지 아닌지 판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