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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회 찾아… 경기 청년, 서울 유학길 [경기도 청년에게, 이곳은③]

‘교육’ 이유 9년간 1만4천명 순유출 “양질의 교육 인프라 조성 시급”
진학·취업 준비·자격증 취득에... 정보 제공 등 부족, 서울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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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도 대학도 취업도… 거세지는 ‘인서울’ 쏠림

 

경기도 청년들이 ‘배움의 기회’를 찾아 서울로 향하고 있습니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22년 2분기 현안통계 보고서 ‘최근 20년간 경기도 인구이동 및 향후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이 안에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교육’을 이유로 경기도에서 순유출 중인 인구가 1만4천407명에 달하며, 특히 다른 연령대의 순유입에도 불구하고 20대의 경우 교육과 직업을 이유로 인구가 서울로 빠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때 ‘교육’은 대학을 의미하기도 하고, 취업 및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원, 대외활동 등을 위한 인프라 등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수많은 경기도민이 이러한 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로 이동했다는 뜻입니다.

 

■ 설 곳 잃은 경기권 대학…역시 취업은 ‘인서울’?

 

더 나은 교육과 기회를 찾아 서울로 떠나는 청년들. 오아시스를 찾는 사막의 방랑자처럼, 그들의 발걸음은 참 절박하다. 조주현기자

 

청년층의 교육과 가장 밀접한 ‘대학’에만 한정해서 살펴보면, ‘인서울’을 외치는 분위기 때문에 경기도 대학들은 위기를 맞은 실정입니다.

 

지난해 발표된 중앙일보 대학평가 종합순위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가 선호하는 출신 대학의 1~10위는 모두 서울 소재 대학이었습니다. 20위까지 넓혀봐도 지방거점형 대학과 KAIST 같은 이공계 특성화학교가 추가될 뿐 경기권 대학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지역’에 갇혀서 볼 게 아니라 ‘학교’에 집중해 보면 각각의 장점이 있는데도 단지 ‘인서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밀리는 현실입니다.

 

일례로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 당시 입시 결과만 봐도, 경기대·단국대·아주대 등 경기도 내 여러 대학들이 추가 모집에 나서며 가까스로 정원 미달을 면했습니다.

 

이와 함께, 취업 준비나 자기계발을 위한 학원 역시 경기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유명 토익 및 편입학원 대부분 서울에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YBM토익학원의 경우 서울 5개, 부산 2개, 인천 및 대구 각 1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경기도에는 단 한 곳의 지점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커스어학원 역시 서울에 2개, 대구에 1곳의 지점만 두고 있습니다.

 

경기도 내에 학원이 존재하더라도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수업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보태집니다.

 

취업 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어학 점수. 청년들은 한정된 시간에 최대의 효율을 얻기 위해 유명 강사가 있는 서울의 어학원으로 원정을 떠난다. 그만큼 간절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종로 YBM 어학원에 붙은 유명 강사의 사진. 조주현기자

 

이런 실정을 보여주듯 포털사이트에 경기도 토익 학원을 검색하면 ‘그냥 서울로 다녀라’, ‘경기도에는 괜찮은 학원이 없다’, ‘경기도에서 다닐거면 학원 왜 다님’과 같은 의견이 쏟아져 나옵니다.

 

경기권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승우 씨(27)는 “학원 인기 강사는 서울에 몰려있는 경향이 있는데, 학교 수업 등으로 인해 거주지인 수원에서 어학원에 다녔었다”며 “경기도에선 강의의 퀄리티에 만족하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둔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토익학원뿐만이 아닙니다. 코딩학원, 논술편입학원 등 청년들이 원하는 학원들은 서울에 있습니다.

 

대학생 권상혁 씨(23)는 “코딩학원을 다니려고 주변에서 찾아봤는데 인기 있고 평도 좋은 곳은 모두 서울에 있었다”며 “서울로 안 가고 싶어도 서울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병호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어학시험 등을 준비할 수 있는 학원이 서울에 몰려 있어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생한다”며 “경기도에는 청년들이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기반 자체가 부재하다”고 밝혔습니다.

 

■ 대외활동도 서울공화국, 경기도에 머물 날이 없다

 

서울 신촌의 한 대학교 게시판에 빼곡히 붙어 있는 각종 대외활동 관련 포스터들. 다양한 스펙 쌓기 활동들이 청년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는 이러한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청년들의 서울행은 계속되고 있다. 조주현기자

 

사회초년생을 위한 대기업 서포터즈, 연합 동아리, 경제 강의, 독서모임 등 각종 ‘스펙 쌓기’를 위한 대외활동 역시 상황은 같습니다. 청년들의 수요가 높은데 경기도 내 공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매 기수 800명의 인원을 선발하며 17기까지 지속돼온 ‘KT&G 상상유니브 마케팅 스쿨’, 입사지원 시 서류심사 면제나 가점 등을 혜택으로 내거는 ‘하나은행 대학생 서포터즈’ 등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열기는 뜨겁지만, 경기도 내에서 주최하는 건 서울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실제로 지난 7월13일 오후 7시 기준 대외활동 플랫폼 링커리어 검색 결과, 서울에서는 115건의 대외활동 모집이 진행 중인 반면 경기도에서는 46건의 대외활동만 모집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청년층 토론 동아리인 ‘한앎’의 조민규 회장(25)은 “동아리 회원 대다수가 서울에 거주하고 있어서 경기도보단 서울에서 주로 활동을 진행한다”며 “한편으로는 서울 외 참여자들도 대부분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출신이라 그나마 이동 편의성이 높은 중간지점인 ‘서울’에 모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경기도 내 청년들을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 양질의 교육여건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정원창 대학교육협의회 정책연구팀 선임연구원은 “대기업이나 주요 기업 본사 등이 주로 서울에 위치했기 때문에 서울 소재 대학이 취업에 유리하다고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 경기도 학생들도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서울행을 택하는 것 같다”며 “서울권 대기업과 비서울권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균형 발전 등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 대학을 졸업한 후 그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이롭다”고 밝혔습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밤. 집으로 돌아가는 542번 버스에 오른 청년이 피곤에 지친 얼굴로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바쁜 하루의 끝, 그의 모습에서 고단함이 느껴진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불빛처럼, 청년의 꿈도 어둠 속에서 빛나길 바란다. 조주현기자

 


이연우·조주현기자, 아주대 ADDRESS팀(경제학과 윤주선, 경영학과 임승재, 사회학과 이자민·정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