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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21-⑨ 해저 고대 문명의 흔적... 툴룸 유적지 ‘해저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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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룸 주변에는 해저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다. 2020년 제로니모 아빌레스가 이끄는 수중 고고학 탐험대가 툴룸 유적지 해저 동굴을 발굴해 최소 9천900년 전에 살았던 약 30세 여성의 해골을 공개했다. 측정에 따르면 동굴에서 발견된 다른 세 개와 마찬가지로 해부학적으로 머리뼈의 크기는 중두(中頭)일 것으로 추정한다. 해골에 있는 세 개의 흉터는 그녀가 단단한 무언가에 맞아 머리뼈가 부숴졌음을 보여준다.

 

유적지에 먹구름이 밀려들고, 곧 어둠이 드리울 시간이다. 온 길을 되돌아 느릿느릿 툴룸 푸에블로로 걸어간다. 발걸음이 무겁다. 오늘 하루 걸음걸이 수가 3만보를 넘겼다. 배도 고프다. 가는 길에 만난 손수레 포장마차에서 침샘을 자극하는 냄새가 코끝에 닿는다.

 

마침 자전거 여행 중인 젊은 독일 부부가 부리토 맛이 좋다며 먹어볼 것을 권한다. ‘시장이 반찬’이라는데 엉겁결에 부리토를 주문해 허기를 해결한다. 이렇게 맛있는 부리토를 맛본 적은 없다며 엄지를 치켜세워 만족감을 표현하자 독일 청년과 포장마차 주인이 매우 흡족해한다.

 

포장마차의 부리토는 토르티야를 펼쳐 놓고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양파와 고추 등 각종 채소에 소스를 듬뿍 뿌려 우리네 김밥처럼 돌돌 말아 싼다. 아이스콘 모양의 핑거푸드타코를 먹을 때 흘릴까 염려하는데 포장하듯 양쪽을 감싼 포장마차의 부리토는 먹기 편하고 맛도 일품이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박태수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