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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종교] 우월감은 열등감의 표시

양두영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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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엔 자존감 혹은 강함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이에게 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주변 사람들의 마음은 개의치 않고 행동하는 것을 자존감이 강한 것으로 오인하거나 큰 능력과 부를 갖춰 자기보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너는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고 핀잔을 줄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게 강해지는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말로 강한 사람, 진짜 품격 있는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싶어 하고 특히 가난하고 부족한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 한다. 그는 자신의 성공이 자신의 힘만으로 이뤄진 게 아님을 알기에 오히려 겸손하다. 그 겸손이 그가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는 다른 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돌봐주고 싶어 하고, 그들의 연약한 모습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떠올릴 줄 알며,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며 도움을 청하거나 사과할 줄 알 뿐만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하는 자신의 한계에 눈물마저 흘릴 줄 안다.

 

사실 스스로를 잘났다고 여기며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깔보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 것, 즉 우월감이라고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열등감의 표지다. 왜냐하면 정말로 우월한 존재는 애초에 타자와 자신을 비교할 필요 자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우월한 존재라면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와의 비교에서 어떤 가치도, 어떤 즐거움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말로 강한 존재는 부족한 존재를 보면 짓밟고 싶은 게 아니라 오히려 가엾게 여기고 도와주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의 부족함을 보고 연민이 아니라 화가 더 나는 사람은 실은 자신의 부족함과 화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럴 확률이 크다. 즉, 의노(義怒)가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잊기 위해 그것을 타자에게 투영해 그를 공격하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것일 뿐인 경우가 더 많다. 그 점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서로 헐뜯기에 열중인 것을 보면 그만큼 사람들이 애정에 목말랐구나, 어릴 적 열등감에서 치유되지 못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어릴 적부터 경쟁의 줄을 세우고 우열에 집착하게 만드는 우리 교육이 정말 사람들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구나, 생각돼 안타깝고 가엾은 마음이 앞선다.

 

강자라면 여유와 자비가 있는 법이다. 개들만 보더라도 치와와처럼 작은 개들은 항상 공격적이고 주변에 나뭇가지만 떨어져도 시끄럽게 짖어댄다. 겁이 나기 때문이다. 자기가 약하고 열등하다는 걸 숨기기 위해서다. 그래서 “화가 많은 사람은 실은 겁이 많은 것이다”, “소인배일수록 권위에 집착한다” 같은 말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리트리버처럼 큰 개는 작은 개들이 몰려와서 시끄럽게 짖어대도 개의치 않는다. 겁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말로 강한 사람, 즉 정말로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개구리처럼 헛바람으로 부풀린 몸으로 남을 깔보며 싸구려 우월감을 좇을 게 아니라 자신과 화해하는 시간부터 가져야 한다.

 

다만 거기서도 자기합리화나 안주함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신 앞에 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기합리화나 아집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신과의 ‘관계성’ 안에서 진정으로 열린 자아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