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손 우두커니
참기름병 세어보고 또 세어보고
객지 나가 잘 여물어온 콩
덜 여물어온 콩
더 나눠주지 못해 아쉬운 커다란 손
한 줌씩 퍼 담으며
보내야 할 보따리 싸놓고 보면
텅 빈 그릇만 덩그러니
두 개만 남겨놓고
제 자리로 들어앉는 그릇들
꺼내 놓으면 달그락 달그락 북적거리고
보낼 땐 허탈한 마음만 따라 나선다
등 뒤로 멀어져가던
그 막연한 그리움의 시간 들
이제야 알것 같은 커다란 어머니 손
조병하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수원문학아카데미 회원
‘시인마을’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