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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인천] 한일 문화교류가 주는 긍정 메시지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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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손에 달고 사니 세상 돌아가는 형세는 읽고 있지만, 한국의 방송을 안 본 지가 너무 오래돼 어떤 드라마가 재미있는지, 어떤 가수의 어떤 노래가 인기를 얻는지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문화생활을 즐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새삼 가보니 음악 연주회가 주는 감동은 새로웠고, 공부 삼아 보는 외국 드라마는 한국과 전혀 다른 인간의 삶의 모습을 선사해 줘 즐겨 찾는다.

 

최근 어떤 일본 가수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노래를 매우 잘한다는 것이었다. 보내온 유튜브를 시청하니 모르는 가수인데 그간 일본에서는 들어볼 수 없었던 훌륭한 노래 실력이었다. 한 대중가요 프로그램이 한일 양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40년을 넘게 일본을 경험하며 일본가요를 즐기면서도 일본 가수들에 대한 평가는 낮은 편이었는데, 금번 모 방송의 한일가왕전을 보고 그 생각이 바뀌었다. 누구나가 잘 부를 수 있는 대중가요이지만 참으로 잘 부르는 가수들이었다. 그런 가수들을 선발해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다니 한류 대세 시대의 한국 제작사의 기획 능력에 놀랐다.

 

한국 방송에서 일본인이 부르는 일본어 노래와 한국인이 부르는 일본어 노래에 반일의 잣대를 들이대면 거부감이나 비판의 소리가 나오련만, 그저 노래 그 자체에만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사실 노래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은 한국인들에게 수준 낮은 노래는 통용되지 않는다. 조금만 시원찮아도 가수에 대한 비판이 심한 한국 아닌가. 그런데 이번 일본인들의 노래는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아 칭찬 일색인 듯했다. 더욱이 일본 가수들의 차분하고 진중한 태도에 한층 높은 평가가 나온 것 같다.

 

일본 가수들이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에서는 짧은 기간에 소화해낸 그들의 노력과 능력에 큰 칭찬을 보내고 싶다. 사실 한국인은 일본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할 수 있어도 일본인은 발음상의 어려움 등으로 한국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기 어려운데, 그들의 한국어에는 ‘한국인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일본인이 늘었음을 새삼 느꼈다.

 

금번 가요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한국인이 일본인들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과 함께 과거와는 다른 여유를 보인 것 같다. 모든 것이 잘돼 오직 누구 노래가 어땠는지 하는 가수와 노래 이외의 의견은 별로 못 들었다. ‘한국 방송에서 일본 노래를’ 하며 나올 만한 비판이 음악이 선사하는 감동 탓인지 모두 사라지고, 오히려 차후를 기대하게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감동을 주는 교류를 통하면 한일 양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더 나은 한일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