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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의대 증원 2천명 ‘악성 루머’

최원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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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2월 초 2025년도 의대 신입생 2천명 증원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10년 뒤 2035년에는 의사가 1만명에서 1만5천명이 부족하다고 앞으로 5년 동안 2천명씩 증원해 최소한 1만명으로 맞추려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발표 초기 여론은 정부에 유리했다. 사직하는 전공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컸다.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여론의 상황은 바뀌었다. 의대 증원 2천명의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국민들은 “지금 당장 의대 증원 2천명 안 하면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냐”며 정부의 증원 강행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자 친야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천이라는 숫자는 천공의 성씨가 이씨다. 이런 이유로 ‘이천공’에서 2천이라는 숫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아주 빠르게 우리 사회에 퍼져 나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김두관 후보는 “왜 꼭 2천이냐. 1천800이면 안 되느냐. 대한민국이 2천이라는 숫자와 주술이라는 검은 구름에 물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심지어 2천이라는 숫자와 관련한 악성 루머도 퍼졌다.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을 비롯해 △학폭 수사관 2천명 증원 △비수도권 취업청년지원 2천명 △인천대교 통행료 2천원 인하 △오염수방류 어민지원 2천억원 △대구 로봇테스트필드 2천억원 △장병 급식비 2천원 인상 △늘봄학교 2천곳 △국민 만남 2천명 △명동 쌀지원 2천kg △공무원 승급 2천명 등이다.

 

천공은 이번 의대 증원에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데 대해서도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내 이름이 ‘이천공’이라 ‘2천명 증원’ 정책이 나왔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세력이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최근 만난 경기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악성 소문이 퍼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각종 소문이 퍼지는 것은 정부의 2천명 증원의 근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다른 가설도 제기했다. 의대 진학을 원하는 공직자들을 위해 2천명 증원이 급조됐다는 설이다. 세종시가 있는 충청권에 유독 증원이 많았다는 것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충남 137명, 충북 211명, 대전 201명 등 충청권에 549명이 증원된다. 전체 증원의 27%에 달한다. 그는 충청권에 큰 병원도 없고 교수 인력도 없어 증원된 인원을 수용하기 힘들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많은 의료인들은 이야기한다. 일부 분야의 필수 의료 인력이 부족한 것은 인정하지만 증원을 늘린다고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료개혁을 논의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출범했다. 의사들은 지쳐가고 환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은 의사도 환자도 대부분의 국민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 추진 의료개혁이 의사와 환자,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개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